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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중에 불붙은 극초음속 무기…한국은 낮잠

大韓民國 國土防衛

by 석천선생 2019. 7. 1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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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판도 바꿀 게임체인저
최대 군사 강국인 미국·러시아·중국이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불을 댕겼다. 러시아와 중국이 먼저 개발하자 기술이 가장 앞섰던 미국이 깜짝 놀랐다. 사정이 급해진 미 공군은 패스트트랙으로 이 무기 개발에 들어갔다. 미 공군은 지난달 B-52H 전략폭격기에 극초음속 무기인 AGM-183A(ARRW)를 장착해 시험에 성공했다. 극초음속 무기는 워낙 속도가 빠른 데다 저고도 비행에 회피기동 능력까지 갖고 있어 현재 기술로는 막을 방도가 없다. 불가항력이다. 전쟁 판도를 바꾸는 차세대 게임체인저여서 명운을 걸고 있다. 
  

저고도·불규칙 기동, 방어 불가
사드기지·항모·증원전력 위험
놀란 미국, 패스트트랙으로 개발
10년 뒤엔 한반도 안보에 결정타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극초음속 무기의 속도 기준은 음속(마하) 5 이상이다. 미군의 대표적인 순항(크루즈)미사일인 토마호크는 마하 1 이하여서 요격이 가능하다. 마하 20 이상의 속도를 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있지만, 비행궤적을 예측할 수 있어 방어할 수 있다. 하지만 극초음속 무기는 발사된 뒤 고도와 방향을 불규칙적으로 바꾸는 데다 초스피드로 날아간다. 따라서 레이더로 탐지가 어려울뿐더러 설사 탐지해도 요격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앞으로 극초음속 무기가 4차 산업혁명의 AI(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하면 30기 이상의 극초음속 무기(미사일)가 서로 표적 정보를 공유하면서 임무를 분담해 타격할 수도 있다고도 한다. 일단 개발만 하면 생산단가가 탄도미사일보다 상대적으로 싸다. 따라서 앞으로 10년 뒤엔 전쟁은 극초음속 무기를 가진 나라의 일방적 게임이 될 전망이다.
 
러시아와 중국이 이런 최첨단 무기를 전면 배치하면 미국이 에스토니아나 대만을 지키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생각이다. (‘The National Interest’ 2019년 5월 15일) 중국은 미국의 항공모함이나 괌과 오키나와 등의 미군 기지를 순식간에 격침 또는 초토화할 수도 있다. (‘미 의회조사국 보고서’ 2019년 1월 8일) 한반도 유사시 중국이 가담할 경우 극초음속 무기는 위력을 발휘한다. 한국을 돕기 위해 증원된 미 항공모함을 격침 또는 무능화시킬 수도 있고, 오키나와 미 해병대나 괌의 전략폭격기가 출발조차 못 할 수도 있다.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는 주한미군 사드기지는 물론, 주일미군기지와 인도에도 위협이 된다. 앞으로 미국이 추진 중인 인도·태평양전략의 최대 골칫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마하 20 비행체·마하 13 미사일 개발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반대로 미국이 극초음속 무기로 무장하면 괌 부근의 잠수함이나 전략폭격기로 중국의 주요 표적을 15분 이내에 타격할 수 있다. 신영순 전 합참 무기체계조정관 얘기다. 중국군 전방지휘소, 방공미사일, 탄도미사일 기지는 물론, 심지어 움직이는 차량까지 파괴할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은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에 따른 영향력 확장에 대응하고, 러시아의 유럽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극초음속 무기를 최대한 빨리 확보해야 하는 게 절체절명의 과제다. 미국은 이를 위해 ‘재래식 전력에 의한 범지구적 즉응타격(CPGS)’계획도 갖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극초음속 무기는 두 종류다. 첫째는 극초음속 비행체(글라이더)다. 탄도미사일처럼 초기 추진력으로 마하 5~20 정도의 속도를 냈다가 비행체가 추진체와 분리돼 활강하는 방식이다. 비행체엔 재래식 또는 핵탄두가 장착돼 있다. 미 공군이 지난달 1억 달러를 들여 시험에 성공한 ARRW가 대표적이다. 미 공군은 2021년까지 배치할 계획이다. 이 무기는 B-52H에서 투하하면 추진 부스터에 의해 마하 20의 속도를 내는데 그 추진력으로 표적까지 날아간다. 항모용 스텔스 전투기인 F-35C에도 장착할 예정이다.
 
둘째는 고체연료 또는 스크램 제트엔진으로 비행기처럼 날아가는 극초음속 미사일이다. 미 공군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 미사일은 HCSW인데 2022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이 지난해 4월 9억2800만 달러에 계약해 본격 개발하고 있다. 미 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개발 중인 스크램 제트엔진을 활용한 공기흡입형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 13까지 속도를 낼 전망이다. 스크램 제트엔진은 공기를 초음속으로 빨아들여 압축해 고출력을 내는 최첨단 엔진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극초음속 무기에 26억 달러를 미 의회에 요구했다.
  
러시아·중국, 극초음속 비행체 성공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극초음속 무기에 한 수 위였던 미국을 자극한 것은 러시아와 중국이다. 잠자는 사자(미국)의 코털을 건드렸다. 지난해 3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극초음속 비행체 아방가르드를 공개했다. 푸틴은 아방가르드가 핵탄두를 장착하고 마하 27로 저공 비행하며, 비행경로도 불규칙해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푸틴이 말한 마하 27은 허풍으로 보고 있다. 실제론 마하 20 정도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 비행체를 지난해 12월 러시아 우랄산맥에서 무게 100t급 탄도미사일 SS-19에 장착해 발사했으며, 6000㎞를 날아 캄차카반도에 떨어졌다. 러시아는 아방가르드 외에도 극초음속 미사일인 킨잘(사거리 2000㎞)을 배치했고, 같은 종류의 지르콘(500㎞)도 배치 중이다. 킨잘은 미그-31K 전투기와 Tu-22M 폭격기에서 발사하며, 지르콘은 순양함에서 발사한다.
 
중국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극초음속 비행체를 두 번이나 발사해 성공했다. 이 비행체는 탄도미사일 둥펑-17에 장착해 깐쑤성에서 발사했으며, 신장지역의 표적을 정확하게 맞혔다. 비행체는 우주에서 둥펑-17과 분리된 뒤 1400㎞를 활강하면서 표적에 유도됐다. 중국은 앞으로 극초음속 비행체를 ICBM인 둥펑-41(사거리 1만2000㎞ 이상)에도 장착할 전망이다. 이게 현실화되면 미 전역이 중국 극초음속 무기의 사정권에 들어간다. 또한 지난해 8월엔 마하 6에 이르는 씽콩-2 극초음속 미사일의 비행시험에도 성공했다고 중국항공우주학회(CAAA)가 밝혔다.
 
군사강국 외에도 프랑스와 인도가 러시아와 협력해 개발 중이다. 인도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아그니-1을 부스터로 하는 공기흡입식 극초음속 미사일의 비행시험에 성공했다. 이 밖에도 호주와 일본, 유럽연합(EU) 국가들도 군수용 및 민수용 극초음속 비행을 연구하고 있을 정도로 세계적 화두다. 실제 이 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10개국 미만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국제적인 군축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한국, 엄청난 개발비에 엄두 못내
 
미국은 1990년대부터 연구를 시작했다. 그런데 미국이 처음 만든 X-51A 웨이브 라이더는 2011년부터 무려 3번이나 시험에 실패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의 외피가 찢어지기도 하고 통제장치에 고장이 생기기도 했다. 미 국방부는 초고속으로 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마찰열을 차단하는 내열물질 개발에만 지난해 399억원을 반영했다.
 
우리는 어떤가. 전략도 없지만 엄청난 개발비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 해도 “주변국이 모두 극초음속 무기를 갖추면 안보는 심각해지고, 견제되지 않는다”는 게 신 전 조정관의 지적이다. 동북아가 머지않아 극초음속 무기로 전략환경이 완전히 바뀌는 만큼 돈이 들어도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한 것은 한국의 높은 기술 수준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 관계자는 “극초음속 무기와 관련된 기술을 상당히 축적하고 있다”며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부는 북핵 문제도 심각하지만,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극초음속 무기는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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