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평 입력 2019.03.31. 05:01 수정 2019.03.31. 07:46
올해 상반기 예정했던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1호기 도입이 3개월 가까이 미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로 예정된 도입 일정이 해를 건너뛰더니 또 한 차례 연기된 것이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검증을 목전에 두고 글로벌호크 보유가 시급한 군 당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31일 방위사업청 등에 따르면 공군은 오는 5월 말로 계획된 글로벌호크 1호기 도입 일정을 8월로 늦췄다. 방산 분야의 소식통은 “미 업체 측이 지난 2월 광학·열상(EO·IR) 센서의 오류 때문에 표적 이미지가 흐트러지는 현상이 발견됐다고 통보했다”며 “장비의 하드웨어 이상이 아닌 소프트웨어 문제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위성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서 미국 현지에서 계획한 시험 비행이 3달 정도 지연됐고, 자연스럽게 1호기 도입 일정도 연기됐다.
군 당국은 글로벌호크 도입이 더 이상 미뤄져선 안 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무엇보다 8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의 첫 번째 검증인 최초 작전 운용능력(IOC) 평가에서 글로벌호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은 2014년부터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해왔는데, 글로벌호크 보유 여부는 이들 조건 중 감시정찰 자산 확보 영역과 직결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현재 한국군 단독 정찰 작전 능력을 감안하면 글로벌호크를 가졌느냐, 안 가졌느냐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글로벌호크는 지상 20㎞의 고도로 비행하며 38~42시간 동안 공중에서 작전을 펼칠 수 있다. 지상 30㎝ 크기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위성 못지 않은 감시 능력도 갖췄다.
군 내부에선 전작권 전환 검증을 계기로 현재 높은 대미 정보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 대북 실시간 정보 가운데 위성 사진과 영상 정보는 대부분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 관계자는 “한·미 공유가 원칙이지만 모든 동맹 관계가 그렇듯 미국의 원천 정보는 선별돼 전달된다”며 “현재 한국 군 단독 능력이라면 전작권 전환 이후 정보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 때문에 군 당국은 연기 통보를 받은 직후 방사청과 공군 관계자로 이뤄진 실무팀을 미국에 급파했다. 그리고 현지에서 미 업체와 미 정부 관계자를 만나 “더 이상 지연은 없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한다.
글로벌호크는 2003년부터 도입이 논의됐지만 2014년에야 구매가 결정되는 등 들여오기까지 우여곡절을 거쳤다. 당초 2018년 하반기 1호기를 인도 받기로 했지만 미국이 해킹 방지 등 사이버 보안 강화가 필요하다고 해 올해로 시기가 늦춰졌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글로벌호크 도입을 놓고 지금까지의 전례가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다”며 “적기 인도가 가능하도록 미 정부 측과 꾸준한 소통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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