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규 기자,김성은 기자 입력 2019.03.15. 17:05
(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김성은 기자 = 여야는 15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반민특위' 발언 논란을 놓고 서로 거센 발언을 주고 받으며 종일 공방을 벌였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는 나 원내대표가 "친일파임을 스스로 고백했다"고 맹비난한 반면, 한국당은 "제1야당 원내대표를 향한 친일 매도가 도를 넘었다"고 반발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왜곡된 역사인식에 기반한 자유한국당의 망언 릴레이는 국민적 분노와 정치혐오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올해 1월, 세 차례나 발생한 일본의 초계기 위협비행에는 이렇다 할 대응 한 번 하지 않았다"면서 "도리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를 트집 잡아 '불필요하게 일본을 자극했다'며 우리 대통령을 비난하고 일본 아베 정권을 두둔하기에 바빴던 이유도 궁금하다"고 주장했다.
또 "나 원내대표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반민특위 활동도 잘 됐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결국 국론분열 가져온 게 있다'며 국론 분열이 반민특위 탓이라는 역사 왜곡 발언을 되풀이했다"고 비난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단죄와 분열을 구분 못하는 나경원의 빈약한 역사인식이 부끄럽다"며 "자신이 친일 세력이라는 속내를 거침없이 토해내기로 한 것인가"라고 직격했다.
김 대변인은 "친일을 감추고자 보수의 탈을 쓰고 지금껏 살아온 자유한국당이다. 분열의 혼란을 틈타 이념에 기생하며 지금껏 살아온 자유한국당이다"라며 "친일에 대한 '후회'는 없고, 친일에 대한 '후예'가 되려 하는가"고 주장했다.
그는 "그냥 '자유한국총독부'로 당명을 바꿔라"며 "나 의원은 독립유공 영령과 국민 앞에 통렬히 사죄하기 바란다. 아픈 역사를 두 번 울리지 마라"고 촉구했다.
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토착왜구 나경원을 반민특위에 회부하라"며 "단순히 친일파의 제 발 저림일까"라고 말했다.
문 대변인은 "반민특위로 국민이 분열했고 친일파란 프레임으로 역사공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나"라며 "나 원내대표는 토착왜구란 국민들의 냉소에 스스로 커밍아웃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민특위를 악랄하게 저지해서 친일파를 보위한 자들이 누구인가"라며 "한국당은 명실상부한 자유당의 친일정신, 공화당, 민정당의 독재 DNA를 계승하고 있다. 국민을 분열시킨 것은 반민특위가 아니라 친일파들"이라고 비난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나 원내대표가 '해방 후 반민특위가 나라를 분열시켰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는 발언 이후 또 하나의 어처구니없는 망발"이라며 "한국당이 친일파의 후예임을 고백한 것과 진배 없다"고 직격했다.
윤 원내대표는 "반민특위가 이승만 정권의 훼방과 탄압으로 인해 친일부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것이 한국 현대사의 비극임은 누구나 다 잘 아는 사실"이라며 "반민특위의 해체는 친일파의 복권과 독립운동 세력의 몰락을 가져왔다. 오죽하면 '친일파 후손은 3대가 잘 먹고 살고, 독립운동가 후손은 망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당은 지난번 5·18망언에 이어 반민특위 망언까지 극단적인 망언시리즈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서슴없이 넘나드는 한국당의 모습에 국민들의 분노는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제1야당 원내대표를 향한 여야의 친일매도 비판과 단어선택이 도를 넘어섰다"며 "민주당을 정점으로 보수우파 말살을 위한 여야 합작의 조직적 제1야당 탄압 수순이 개시된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사실관계에 대한 일말의 고려도 없이 민주당의 친일 매도 몰아붙이기식 구태 비판이 개시되자, 일부 야당은 2중대 DNA를 떨쳐버리지 못한 채 물어뜯기에 나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최소한의 줏대도 신념도 상실한 채 바람보다 먼저 누워, 막말을 써가며 집권여당에 부역하고 있다"며 "모욕죄와 명예훼손죄 등 동원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가 반드시 이어질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 원내대변인은 다른 논평에서 "민주당은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친일파 후손임을 자인하며 사죄까지 한 적이 있는 홍영표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할 것인가"라며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은 지지율 만회의 수단으로 친일 프레임을 이용해 손쉽게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천박한 사고에서 이제 벗어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보훈처가 '가짜유공자'를 가리기 위해 서훈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펼칠 것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우파는 곧 친일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이 정부의 역사공정을 시작하려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방 후 반민특위로 인해 국민이 분열한 것을 기억할 것이다. 또다시 대한민국에서 이런 정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해 달라"고 요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선 "반미특위 활동이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다"며 "손혜원 의원의 부친의 경우처럼 사실상 해방 이후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한 세력에게까지 독립 유공자 서훈을 주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sgk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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