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욱 기자 입력 2019.03.02. 07:46
2021년 시제기 제작을 목표로 개발 중인 KFX(한국형 전투기)의 성능은 어느 정도가 될까. KFX 제작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지난달 14일 시제기의 전방동체 '벌크헤드' 가공에 착수하는 행사를 가졌다.
벌크헤드란 동체를 이어주는 '격벽'을 말한다. 전투기 머리부분과 중간부분을 연결하는 구조물이다. 고속으로 비행할 때 발생하는 압력으로부터 항공기의 변형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한국형 전투기는 벌크헤드를 시작으로 기체 제작작업이 본격화된다. 오는 9월까지 전투기 형상 설계의 마지막 단계인 '상세설계검토'를 끝내고 2021년 시제 1호기가 출고된다. 2022년 첫 비행이 예정돼 있다.
KFX는 당초 KF-16을 능가하는 4.5세대 전투기 개발을 목표로 시작했다. 전투기의 세대분류는 등장시기와 주요 탑재무장, 항공전자장비 특성 등으로 구분한다.
미국산 전투기로 한정하면 F-22, F-35 등 스텔스 성능을 지닌 전투기가 5세대로 분류된다. 4세대급에선 현재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가 최강으로 꼽힌다. F-15K를 '하이급' KF-16을 '미들급' 4세대 전투기로 부른다.
군사 전문가들은 KFX의 성능이 F-15K급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전투기의 대표적 핵심기술인 레이더와 항전장비 기술이 진화하고 있고 국내 기술로 개발 중인 이들 장비에 개량된 기술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KFX사업 주관부서인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따르면 공대공·공대지 표적을 탐지·추적하는 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더'는 지난해 5월 '기본설계'과정을 통과해 현재 '상세설계' 단계로 진입했다. 오는 5월 상세설계 과정을 완료하고 2020년 하반기 제품을 출고할 예정이다.
‘능동 전자주사 위상배열’로 번역되는 AESA 레이더는 기계식보다 훨씬 많은 목표물을 추적한다. 손가락 크기 정도의 '모듈(module)'이 1000개 남짓 박혀 있는데 이 모듈이 잠자리의 홑눈처럼 각각의 목표물을 추적한다.
F-22와 F-35에도 미국에서 개발한 AESA 레이더가 장착돼 있다. 우리 공군의 F-15K, KF-16 레이더는 기계식이다. AESA 기술은 미국이 기술이전을 거부해 국내기술로 개발이 가능한지가 논란거리였다. 하지만 2017~2018년 두 차례 기술점검을 통해 국내개발이 가능하다고 결론났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지상용 무기와 함정용 무기 레이더를 개발한 경험을 통해 기술이 축적돼 있다"며 "한국형 AESA 레이더의 성능이 미국 제품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더 외에 핵심 항전장비인 △적외전 추적장비(IRST, Infrared Search and Track) △전자광학 추적장비(Electro-Optical Targeting Pod) △통합 전자전 장비(EW Suite, Electronic Warfare) 개발도 속속 완성형으로 가고 있다.
적의 항공기나 미사일이 뿜어내는 적외선을 탐지하는 적외선 추적장비와 각종 전자전 장비를 통합·운용할 수 있는 통합전자전 장비는 지난해 12월 상세설계를 마치고 현재 시제품이 제작되고 있다.
광학 영상과 레이저를 통해 주·야간 표적을 탐지하는 전자광학 추적장비는 상세설계 작업이 진행 중이다.
KFX에는 초기 단계의 스텔스 기능도 적용된다. 5세대급은 아니지만 적의 레이더에 실제보다 훨씬 작은 형상으로 잡히는 것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5세대 전투기는 적기 레이더에 작은 새 모양의 형상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공개된 KFX의 기체형상을 보면 적 레이더파를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는 구조여서 스텔스 도료 등 관련 기술을 추가로 적용하면 5세대 이하 전투기 가운데 스텔스 성능이 가장 우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KFX사업은 진화적 개발개념인 블럭 개념(BlockⅠ/Ⅱ)을 적용한다. 기술발전 추세에 따라 전투기를 더 나은 성능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다. 기체 형상이나 항전장비, 스텔스 기능이 추가되면 동북아에서 스텔스 기종을 제외하면 동급 최강 전투기 지위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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