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신영 기자 입력 2019.02.15. 17:00
영하 200도의 극저온부터 영상 1400도의 초고온까지 급격한 온도 변화에도 파괴되지 않는 초강력 세라믹 단열재료가 개발됐다.
깃털보다 가벼운데다 내구성도 뛰어나, 우주 등 극한 환경에서 작업하는 탐사로봇이나 자동차의 열 차폐막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하 200도의 극저온부터 영상 1400도의 초고온까지 급격한 온도 변화에도 파괴되지 않는 초강력 세라믹 단열재료가 개발됐다. 깃털보다 가벼운데다 내구성도 뛰어나, 우주 등 극한 환경에서 작업하는 탐사로봇이나 자동차의 열 차폐막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안샹펑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화학및생화학과 교수팀은 내부에 미세한 세라믹 재료의 일종인 질화붕소를 이용해 내부에 나노 크기의 규칙적인 빈 공간을 가득 만드는 방법으로 무게는 거의 존재하지 않으면서 열과 충격에는 강한 새로운 형태의 단열재료를 개발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14일자에 발표했다.
단열재는 보통 내부에 미세한 공간을 많이 만드는 방법으로 열과 충격을 막는다. 스펀지나 스티로폼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특성을 최대화해, 내부 공간을 아주 작게 만든 재료를 ‘에어로젤’이라고 한다. 에어로젤은 비록 고체지만, 빈 공간이 내부에 워낙 많아 ‘공기로 된 재료’라고 불리기도 한다.
에어로젤은 열 차단 능력이 매우 뛰어나, 얇은 에어로젤을 놓고 아래에서 램프로 가열해도 위에서는 전혀 열이 전달되지 않는다. 압축 능력도 좋아서, 전체의 80%를 압축해도 손상 없이 다시 원래의 모양을 회복한다.
수샹 연구원팀은 에어로젤의 내부 구조를 마치 건축물처럼 설계하는 방법으로 만들어 열 차폐 능력을 한층 높이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질화붕소(BN)라는 재료를 이용해 먼저 육각형 모양을 내부에 여러 개 지닌 벌집 모양의 구조를 만들었다. 여기에 여러 각도로 X자 형태의 구조를 더해, 전체적으로 벌집과 거미줄 모양의 중간 구조를 갖는 3차원 입체 나노 다공성 구조를 완성했다. 이 구조를 다시 고온 열처리하거나 화학처리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다시 벌집 또는 거미줄 형태의 구조 내부벽을 미세한 2겹짜리 구조로 바꿨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마치 두꺼운 콘크리트 벽으로 지탱되던 아파트를 유리처럼 얇은 벽 두 장으로 지탱하도록 바꾼 것처럼, 에어로젤의 전체 무게가 더욱 줄이는 데 성공했다.
완성한 에어로젤은 거의 완벽한 열 차폐 능력을 갖게 됐다. 유리섬유보다 약 20% 정도 열 전도도가 낮았다. 그래핀보다는 50% 이상 낮았고 실리카보다는 약 70% 열을 덜 전달했다. 두안 교수는 “이렇게 극단적으로 열을 잘 막는 이유는 미세한 공간이 반복되는 구조와, 두 겹으로 된 내부 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치 아파트에 이중창을 설치하면 열이 더 잘 차단되듯, 내부 공간 사이에서도 이중막 덕분에 열이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구나 완성된 재료는 가볍고 내구성이 좋았다. 꽃의 암술 위에 올려놔도 될 정도로 가벼웠다. 어른 새끼손가락 한 마디 크기(1cm3)에 무게가 0.1mg이 채 나가지 않았다. 지금까지 개발된 모든 종류의 에어로젤 가운데 가장 밀도가 낮다. 전체를 20분의 1 크기로 줄여도(95% 압축) 다시 원래의 형태를 회복할 정도로 내구성과 유연성이 뛰어났다. 또 극저온 및 초고온을 모두 잘 견뎌서, 영하 198도부터 영상 1400도(진공상태 기준. 대기중에서는 900도)의 어떤 온도에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았다. 1초에 온도가 275도씩 오르내리는 급격한 환경변화에 500번 이상 노출시켜도 끄떡 없었다.
두안 교수는 “우주 탐사 로봇이나 자동차, 특수장비, 열 에너지 저장 기술, 촉매, 필터 등 극한환경에서 사용해야 하는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신영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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