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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착륙 50년, 요동치는 우주패권] 美 민간이 광물 채취·中 우주기업 100개..행성개척 무한경쟁

우주의 신비

by 석천선생 2019. 1. 14.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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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본 기자 입력 2019.01.14. 17:18 수정 2019.01.14. 17:52       

<4> 우주는 비즈니스다
"우주여행·호텔·공장..수십년내 수조달러 시장 열려"
美·日 로켓 기술 등 민간 이전해 관련 산업 적극 육성
韓은초소형 위성 등 신산업 없어..예산 확대 필요

[서울경제] 지난 12일(한국시간) 미국 스페이스X의 우주여행선(Starship) 공개는 민간 우주여행 시대의 도래를 상징하는 단적인 예다. 스타십은 지구 장거리, 달, 화성 이동 때 쓰인다. 이 회사는 1~2개월 내 지구 궤도 아래까지 수직 이착륙 시험비행에 나선다.

앞으로 상용화되면 뉴욕~파리 비행시간이 30분으로 줄어든다. 오는 2023년으로 예정된 달 여행을 위해 초대형 재사용 로켓(BFR)도 개발하고 있다. 이미 일본의 마에자와 유사쿠라는 패션·음반 기업인이 좌석 6자리를 모두 예매했다. 현실성에 의문이 가기는 하지만 스페이스X는 2026년께 화성 여행도 계획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은 2033년 화성 유인 탐사를 추진 중이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창업자는 지난해 11월 말 나사의 화성탐사선(인사이트) 착륙 전 인터뷰에서 “생전에 우주선을 타고 화성에 직접 갈 가능성이 70%”라고 털어놓았다. 또 40~100년 뒤면 화성에 자급자족 정착촌을 건설할 수 있다는 게 그의 포부다.

앞서 스페이스X는 2002년 보잉과 록히드마틴 등 대형사가 하던 우주산업에 뛰어든 뒤 나사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 화물 수송을 맡아 자리를 잡았다. 나사는 지구 궤도(지상 200~2,000㎞) 위성 발사 등은 민간에 맡기고 소행성·화성·태양 탐사 등 심우주 탐사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달 착륙 50년을 맞아 달도 다시 공략한다.

지구 궤도 아래 우주여행은 눈앞에 다가왔다. 영국의 버진갤럭틱은 지난해 12월 우주비행사 2명과 민간인 6명을 태우고 나사가 인정하는 우주 경계(상공 80㎞)를 넘었다가 귀환했고 조만간 100㎞까지 시험비행한다. 브래드 피트, 레이디 가가 등 승객 700명 이상이 대기하고 있다.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은 “이제 우주는 버진의 영토”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앞서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은 무인 상태에서 상공 100㎞까지 왕복 시험비행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우주기업들은 지구 어느 곳에서나 인터넷이 가능한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지구 저궤도(200~2,000㎞)에 수백개의 군집위성을 올려 인터넷망을 촘촘히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인공위성 벤처인 원웹도 이런 식으로 글로벌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구글은 태양열로 전기를 받는 폴리에틸렌 통신 풍선을 20㎞ 상공의 성층권에 띄워 오지에 와이파이를 제공하려 한다.

중장기 과제이지만 미국·일본 등 우주기업은 지구 궤도에서 거대한 태양전지판으로 만든 전기를 지구에 보내려는 우주태양광사업도 시도한다. 베이조스는 “앞으로 공해를 유발하는 제품은 지구 궤도에서 생산될 것이다. 미래에는 환경을 해치는 중공업은 달에서 해야 한다”며 우주공장 시대도 점쳤다.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는 장기적으로 소행성에서 희귀 광물을 채취하려는 플래니터리 리소시스에도 투자했다.

김승조 서울대 명예교수는 “위성을 위주로 한 세계 우주시장이 3,000억달러를 넘는데 우주여행, 우주호텔, 우주공장, 달과 소행성 희귀자원 채취, 발사체 시장 등 우주산업이 만개하면 수십년 내 수조달러 시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위성산업협회에 따르면 2017년 세계 위성 제조·발사·운영 등에서 총 3,480억달러의 매출이 발생했다. 지구 궤도에는 현재 비밀 군사·첩보용 위성까지 포함해 6,000여기의 인공위성이 돌며 지구를 관측하고 통신·방송 등을 중개한다. 피터 디어맨디스 미국 싱귤래리티대 창업자는 “앞으로 조만장자는 우주산업에서 나올 것”이라고 점쳤다.

미국 외에도 중국·일본·유럽·러시아 우주개발 기업도 우주산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30년까지 달에 유인기지를 건설하려는 일본은 시미즈건설이 달의 얼음을 녹여 토사와 섞어 콘크리트를 만들고 산소와 식수, 수소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가지마건설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달에 건설장비를 보내 지구에서 원격으로 조작해 기지를 건설하기로 했다. 가지마 측은 “달이 38만㎞ 떨어져 있어 통신 시차를 해결하는 게 과제”라고 밝혔다. 일본은 1994년 대형위성을 발사하는 H2 로켓을 개발한 뒤 발사체 기술의 민간이전을 서둘러 미쓰비시중공업이 발사체 총괄제작을 맡고 있다. 차세대 발사체 H3도 내년에 발사한다. 추후 소행성 탐사 기술도 민간에 이전해 장기적으로 자원 채취에 나설 방침이다.

‘우주굴기’에 나선 중국은 2014년 우주항공 시장을 개방한 후 민간 우주기업이 100개 가까이 급증했다. 위성 소프트웨어와 소형위성 개발 기업이 많지만 10여곳은 로켓을 개발한다. 지난해 원스페이스는 9m짜리 소형로켓 발사에 성공했고 랜드스페이스는 첫 도전에서 쓴맛을 봤으나 4톤을 실을 수 있는 대형로켓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40회 가까이 로켓을 발사한 중국 국가항천국은 3일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창어4호를 착륙시켜 2025년 달 기지 건설(5년 뒤 유인화)을 모색하고 있다.

임철호 항우연 원장은 “우주에 위성이나 탐사선을 올리는 비용이 ㎏당 2만달러가량인데 이를 대폭 줄여야 우주여행이나 우주호텔도 활성화된다”며 “달이나 소행성에서 다이아몬드나 백금·헬륨3 등을 채취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발사체 자립에 나서고 있는 항우연은 유럽 아리안스페이스를 통해 천리안2A호(3.5톤)를 쏘아 올릴 때 700억~800억원을 지불했다. 채연석 전 항우연 원장은 “위성 발사 시장은 1.5~4톤의 위성을 3만6,000㎞ 상공의 정지궤도에 올리는 게 제일 큰데, 미국·유럽·러시아·중국·일본이 선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우주산업 규모는 2조8,000억원(2016년)이며 이 중 방송·통신·항법이 85% 이상으로 발사체·위성제작(6.4%)과 영상탐사(2.3%)는 미약하다. 재사용 발사체와 초소형위성·우주관광 등 신산업은 아예 없다.

우주영상 분석 기업인 인스페이스의 이동진 전무는 “우주기술 산업화를 위해 항우연의 임무를 재정의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며 “항우연은 기초연구를 늘리고 기업들은 기술이전을 받아 산업화에 박차를 가하는 역할 분담과 예산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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