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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로봇 사만다

사회생활속 화제들

by 석천선생 2018. 12. 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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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르히 산토스 박사가 만든 섹스로봇 ‘사만다’.
영화 ‘AI’에는 성적 만족을 주는 섹스로봇 ‘지골로 조’가 등장한다. 그는 고객에게 이렇게 말한다. “한 번 로봇 애인을 경험하고 나면 다시는 인간과의 관계를 원하지 않게 될 거야!” 전문가들은 과학기술과 인공지능(AI)의 발달이 이 대사를 10년 내로 현실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과연 사람이 섹스로봇과 사랑에 빠지는 시대가 올까.
   
   
   스페인·영국에선 섹스로봇 성매매 성행
   
   최근 캐나다 회사 ‘킨키스 돌스(Kinkys DollS)’가 미국 휴스턴에 로봇 성매매 업소 지점을 내려다 무산되었다.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휴스턴시가 영업허가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섹스로봇 업소가 성매매와 인신매매를 부추기고 사람들에게 왜곡된 성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다’라는 게 개업을 반대한 시민단체의 이유다.
   
   킨키스 돌스는 지난해 캐나다 토론토에 로봇 성매매 업소 1호점을 열었고, 2호점은 휴스턴에 내려고 했다. 그리고 2020년까지 미국 전역에 10개 지점을 열 계획이었다. 미국에는 로봇을 이용한 성매매 업소가 아직 없다. “돈을 주고 사람의 신체를 사는 것은 역겨운 일이며, 섹스로봇 업소가 성매매 근절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회사 측은 주장했지만, 휴스턴 시민들은 ‘사창가를 내쫓자’라며 온라인 청원 운동까지 벌여 1만2000명 이상이 서명했다.
   
   그럼에도 섹스로봇은 인공지능, 바이오소재, 로봇공학, 의료기기기술 등이 융합하면서 기능이 진화하고 있다. 척추, 갈비뼈, 장기 등의 해부학적 신체구조는 물론 촉감까지 사람과 유사한 형태로 디자인돼 마치 살아있는 인간으로 착각할 정도의 수준이다. 이미 스페인을 비롯해 독일, 영국, 캐나다, 프랑스에서는 로봇 성매매 업소들이 성황리에 영업 중이다.
   
   또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에선 ‘하모니’ ‘사만다’ ‘록시’ 등의 여성 로봇과 ‘헨리’ ‘가브리엘’ 등의 남성 로봇이 개인에게 팔리고 있다. 섹스로봇은 아직 성장 단계지만 사람의 사랑을 대체할 정도로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현재 나와 있는 섹스로봇들은 어떤 형태, 어떤 수준일까.
   
   최근 미국의 리얼보틱스(Realbotix)사는 ‘엑스모드(X-Mode)’ 버전의 섹스로봇 하모니(Harmony)를 내놓았다. 지난해 개발한 하모니보다 개선된 인공지능을 탑재했다. 인간의 외형을 본떠 만든 하모니는 겉이 특수 실리콘 재질이고, 내부에는 금속 척추·갈비뼈·질·항문 등이 내장되어 있다. 머리 쪽에는 지능센서가 탑재돼 표정을 나타내고 감정을 표현할 줄 안다.
   
   하모니의 특징은 고차원적 대화보다는 사용자의 터치나 말, 행동 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 섹스로봇의 특성을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생생한 얼굴 표정에다가 소리와 일치하는 입술 놀림까지 진짜 사람처럼 행동하며 상대방의 몸을 능수능란하게 자극한다. “나 다른 여자랑 얘기해도 돼?”라고 로봇에게 물으면 질투하는 식으로 싫다며 거부하기까지 한다.
   
   하모니의 가격은 무려 1만7000달러(약 1890만원). 입술이며 유두의 모양, 성기의 크기까지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 여기에 연간 구독료 20달러의 ‘하모니 AI(Harmony AI)’ 앱을 이용하면 다양한 캐릭터 생성과 반응·학습 데이터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한편 리얼보틱스는 ‘리얼한’ 반응을 보이는 여성용 남성 섹스로봇 ‘헨리’도 개발했다. 성격은 물론 성기 크기까지 원하는 대로 정할 수 있다. 앞으로는 생체공학적 성기를 달아 진짜와 같은 성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스페인에서도 섹스로봇이 성황 중이다. 대표적인 섹스로봇은 엔지니어 ‘세르히 산토스’ 박사가 만든 ‘사만다(Samantha)’. 짙은 갈색 머리와 푸른 눈을 가진 이 여성 로봇은 5000달러 정도에 팔리고 있다. 사만다의 가장 큰 특징은 오르가슴을 느낀다는 것. 엉덩이, 어깨, 입술 등의 부위에 11개의 센서가 있어 사용자의 체온, 소리, 자극에 따라 교성과 말로 반응한다. ‘불감 모드’도 추가돼 남성이 지나치게 잦은 요구를 할 때는 사랑을 거부한다.
   
   
▲ 최근에는 섹스로봇 머리에 지능센서가 탑재돼 표정을 나타내고 감정을 표현한다.

   섹스로봇과 연애·동거·결혼 가능할 수도
   
   섹스로봇은 단순 성관계를 넘어 인간 배우자를 대체하는 수준까지 넘보고 있다. 최근 중국 IT기업 화웨이에서 근무하던 인공지능 공학자 정지아지아(鄭佳佳·32)는 섹스로봇 ‘잉잉(Ying Ying)’을 만들어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프랑스의 여성 과학자 릴리(Lilly) 또한 3D 프린터로 만든 로봇 ‘인무바타(InMoovater)’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는 약혼 상태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로봇과의 결혼이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이들만이 아니다. 프랑스 파리 소재 미디어업체 ‘아바스’가 지난해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1980~ 2000년대생)’ 중 무려 27%가 섹스로봇과 관계를 맺거나 동거하면 행복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성인 콘텐츠 전문 ‘속삭닷컴’의 설문조사에서도 ‘5년 이내에 섹스로봇을 구입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40%가 넘게 나타났다.
   
   영국의 미래학자 이안 피어슨 박사는 2016년 발간한 ‘미래의 섹스’ 보고서에서 ‘2025년에 여자는 남자보다 로봇과 더 많이 섹스하고, 2050년 로봇섹스가 인간끼리의 섹스보다 많아진다’고 예측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여성들을 위한 남성 섹스로봇이 인기를 끌고, 50년 안에 섹스로봇과 동거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섹스로봇을 놓고 찬반이 분분하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의 마리나 아드셰이드 교수는 “배우자의 성욕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부간 압박에서 벗어나 섹스로봇이 권태로운 부부관계에 자극을 주거나 오랜 로맨스를 유지하게 도와줄 것이며, 이를 통해 결혼의 질이 향상되고 이혼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실제 이혼 사유에는 부부간 성관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난다.
   
▲ 인기리에 판매되는 섹스로봇 ‘헨리’ ‘솔라나’ ‘하모니’.

   반면 섹스로봇의 등장이 가족 체계를 붕괴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영국 드몽포르대학의 캐슬린 리처드슨 교수는 “섹스로봇이나 섹스토이 등은 실제로 성관계가 일어나는 대상이 아니라 자위행위를 하는 것일 뿐”이라며 “섹스로봇과 같은 장치는 인간의 성문화를 왜곡하고 성착취와 성학대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네덜란드 트벤테대학에 소재한 로봇공학재단(FRR)은 2017년 내놓은 ‘로봇의 성적 미래(Our Sexual Future with Robots)’ 보고서에서 섹스용 로봇이나 인형은 부부의 성욕 불균형을 해소하고 노인, 장애인 등 성소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반면 아동형 로봇이 생산돼 ‘소아성애’를 부추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하버드대 캐시 오닐 박사의 경고대로 섹스로봇이 남성을 쓸모없는 존재로 만든다는 것이다. 섹스로봇의 테크닉이 남성보다 더 뛰어나고 근본적으로 지치지 않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여성에게 새로운 형태의 섹스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남성보다 더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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