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수 입력 2018.12.04. 01:40
남북 간 동해선 철도 연결을 위한 조사단이 열차 대신 버스를 타고 조사 현장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당국은 당초 열차 운행에 대비한 조사인 만큼 열차를 타고 감호역 등 금강산에서 출발하는 안을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북측과 조사 일정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북측이 해당 구간(안변~감호역)의 열차 운행이 불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협의 과정에서 안변에서 금강산까지 구간의 철로 두 곳이 태풍과 홍수 등으로 유실됐다는 설명을 북측으로부터 들었다”며 “북측에서 아직 복구를 완료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안변에서 금강산 감호역까지 100㎞ 구간에는 14개의 기차역이 있다. 따라서 이 구간에선 열차가 아니라 조사단이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육안으로 철로 상태와 전기·전자·통신 시설을 점검하게 된다. 북측이 밝힌 ‘사고 구간’ 외에도 금강산의 삼일포 초입 철도는 한쪽 철로가 침하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측은 이를 보수하기 위해 자갈 등 건설 자재를 준비해 놨다고 한다. 정부 당국자는 “실제 조사를 해 보면 수리 보수를 해야 하는 철로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철도 연결 조사를 하는데 열차를 타지 못하고 버스로 이동하며 조사해야 하는 현실은 북한 철도의 상태와 노후화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철도 연결 조사에 들어가기도 전에 북한 철도의 유실 상태가 확인돼 철도 보수와 신호체계 보수 등 실제 철도 연결을 하는 데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동해선의 경우 휴전선 이남의 남측 구간도 문제다. 강릉~제진(104.6㎞) 구간에는 아예 철로가 없어 신설해야 한다. 철도·도로 연결은 정부가 추진하는 동북아 신경제구상 사업의 일환이다. 경의선과 동해선을 축으로 중국과 러시아로 뻗어 나가고, 휴전선 인근에서 두 축을 연결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조사는 향후 국제사회의 제재가 해제될 때 바로 공사에 들어가기 위해서 하는 사전 조사 차원”이라며 “개성~평양 구간 철도는 이미 연결돼 있고 이동도 가능한 만큼 필요하다면 평라선(평양~원산~나선)을 이용해 러시아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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