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길성 특파원 입력 2018.03.08. 03:08
유럽에서 지중해를 거쳐 좁은 홍해를 빠져나와 인도양으로 접어드는 입구에 있는 동아프리카 소국 지부티(Djibouti). 세계 상선의 30%가 통과하는 물길을 틀어막을 수 있는 요새이자, 아프리카·중동·인도양으로 단숨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다.
미국 아프리카사령부의 토머스 발트하우저 사령관은 6일(현지 시각)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이 지부티 주요 항구를 통제할 가능성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유럽에서 지중해를 거쳐 좁은 홍해를 빠져나와 인도양으로 접어드는 입구에 있는 동아프리카 소국 지부티(Djibouti). 세계 상선의 30%가 통과하는 물길을 틀어막을 수 있는 요새이자, 아프리카·중동·인도양으로 단숨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다. 다섯 강대국의 군사기지가 버티고 있다는 점만 봐도 그 전략적 가치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작년 이곳에 첫 해외 군사기지를 설치하며 가장 늦게 진출한 중국이 '차이나 머니'를 내세워 지부티의 맹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미군의 관문 역할을 해온 현지 항구 운영권까지 넘보면서 2000년대 이후 최대 병력을 주둔시켜 온 미국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 아프리카사령부의 토머스 발트하우저 사령관은 6일(현지 시각)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이 지부티 주요 항구를 통제할 가능성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발트하우저 사령관이 말한 '주요 항구'란 지부티의 도랄레 항구를 말한다. 도랄레 항구는 현지 미군 부대 코앞에 있는 곳으로, 지부티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다른 지역으로 가는 미군 병력과 물자가 오가는 핵심 관문이다. 이 항구가 갑자기 골칫거리가 된 것은 지부티 정부가 UAE 두바이 선사에 임대했던 이 항구를 전격적으로 국유화한 뒤, 항구 운영권을 중국 국영 선사에 넘길 것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트하우저 사령관은 "중국이 항구를 차지해 그 이용을 제한하면 지부티 주둔 미군의 물자 보급과 함정의 연료 재급유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미군은 중대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부티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서 핵심 국가다. 특히 미·일의 중국 포위 전략인 '인도·태평양 구상'을 견제할 수 있는 전략 요충지로서 가치가 커, 중국은 지부티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다. 철도·도로 건설을 포함한 대대적 인프라 투자에 더해 도랄레 항구에서 멀지 않은 지역에 중국·지부티 자유무역지대도 추진하고 있다. 대형 병원선까지 보내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왔다. 1년 국내총생산(GDP) 20억달러에 불과한 지부티의 대중(對中) 부채가 12억달러에 이를 정도다. 발트하우저 사령관도 "미국이 중국의 대대적 아프리카 투자 규모를 따라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홍해와 아덴만, 인도양을 잇는 길목에 자리 잡은 지부티의 앞바다는 해상 요지일 뿐 아니라 해적 퇴치 거점이다. 1977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이후 이곳에는 프랑스와 미국, 이탈리아, 일본이 각각 군사기지를 운용해왔고 중국도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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