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길성 특파원 입력 2018.01.08. 03:09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중국 최고지도부는 전시에 베이징 서북쪽에 있는 연합작전지휘센터로 이동한다.
이 센터에는 길이 2㎞가 넘는 지하동굴 지형 속에 세계에서 가장 깊숙한 핵 벙커가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중국의 핵 벙커는 최고 깊이가 지하 2.2㎞로 세계에서 가장 깊은 조지아(그루지야)의 크루베라 동굴과 거의 맞먹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중국 최고지도부는 전시에 베이징 서북쪽에 있는 연합작전지휘센터로 이동한다. 이 센터에는 길이 2㎞가 넘는 지하동굴 지형 속에 세계에서 가장 깊숙한 핵 벙커가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이 핵 벙커에서는 100만여명에게 식수 공급이 가능하다고 한다. SCMP에 따르면 이 지하 핵 벙커는 시 주석 등 중국 지도부의 집무실이 있는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에서 북서쪽으로 20㎞ 떨어진 시산(西山) 국립공원 지하에 있다. 이곳은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작전지휘센터가 있는 곳이다. 연합작전지휘센터는 미국식 합참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2016년 신설한 조직으로, 시 주석이 직접 센터장을 맡고 있다. 센터는 중국 전역 5대 전구(戰區)의 군사 활동을 감독하고 작전명령을 내리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두뇌'다. 핵 벙커는 센터 시설의 일부로, 여러 갈래로 뻗은 석회암 동굴들로 이뤄진 작은 도시 규모라고 SCMP는 전했다.
핵 벙커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것은 2016년 시 주석이 얼룩무늬 군복 차림으로 이곳을 방문했을 때였다. 이 핵 벙커는 수십 년 전에 지어져 최근까지 시설 업그레이드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냉전 시절인 1950년대부터 중국 전역에 여러 개의 핵 벙커를 건설했다.
벙커의 출입구는 시산국립공원의 서쪽 기슭에 위치해 있다. 중국이 핵 공격 위협을 받게 되면 중난하이의 집무실은 즉각 이곳으로 옮겨온다. SCMP는 "미국의 경우 펜실베이니아주(州) 레이븐 록 산맥 지하에 대규모 벙커를 건설했으며, 콜로라도주 샤이엔 산맥 지하에도 북미항공방어사령부 시설이 있다"며 "각 나라마다 국가 지도부를 위한 핵 벙커가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규모와 방호 면에서 중국 시산의 핵 벙커는 단연 앞선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의 핵 벙커는 최고 깊이가 지하 2.2㎞로 세계에서 가장 깊은 조지아(그루지야)의 크루베라 동굴과 거의 맞먹는다. 크루베라 동굴 등은 입구가 대부분 땅 위에 노출돼 있거나 지표면 가까이 있다. 그러나 시산공원 지하의 동굴은 화강암 등으로 이뤄진 두껍고 단단한 암석층으로 덮여 있다. 평균 두께는 핵 공격 방어에 필요한 최소 두께(100m)의 10배인 1㎞나 된다.
이 벙커 지하의 수자원을 찾는 정부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중국과학원 지질지구물리연구소의 친다쥔 연구원은 "시산 아래에는 100만명 이상의 사람에게 식수를 공급할 수 있는 최소 3곳의 지하 수맥이 있어 핵전쟁 시 식수 공급의 문제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중국 남화대학의 류융 교수는 "핵전쟁이 일어나면 방사능 낙진으로 지하수가 오염될 수 있다"며 "정교한 필터로 지하수를 정화하는 장치 등이 벙커에 설치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장비를 거친 물은 지하 벙커 안에서 수년간 오염되지 않은 상태로 보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벙커에는 핵 공격 시 방사능 물질의 오염을 막는 정교한 환기 장치가 설치돼 있다고 한다. 아울러 탱크 등의 이동이 가능한 터널도 갖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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