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술 입력 2017.03.13 11:42
[오마이뉴스 글:김종술, 편집:김도균]
▲ 지난해 가라앉았던 부착조류가 떠오르면서 조류 사체 곤죽으로 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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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가라앉았던 부착조류가 떠오르면서 조류 사체 곤죽으로 변하고 보글보글 끓어오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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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4대강,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4대강' 보 수문을 일시 개방하는 '펄스(pulse)형 방류'를 실시했다. 종전 6월~7월 시행해 온 녹조?수질 개선을 위한 방류(댐-보-저수지 연계운영)를 2~3월 시범사업 이후 4월부터 연중 방류하겠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지난 2년 동안 녹조 번무 시기 펄스 방류(일시적으로 수문을 개방해 물을 방류하는 것)로 수질 개선을 추진했지만, 녹조가 더 심각해지는 등 큰 효과가 없었다는 평가다. 더욱이 시범사업으로 진행된 이번 방류에서도 상류의 퇴적토가 하류에 재퇴적되는 역효과를 가져왔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4대강을 기록하고 있는 이철재 에코큐레이터(환경운동연합 생명의 강 부위원장)가 12일 금강을 찾았다. 4대강 백서를 준비하고 있는 이 에코큐레이터는 최근 정부의 펄스 방류에 따른 현장을 돌아보고 강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정부의 펄스 방류에 따라 지난 2월 23일부터 3월 3일까지 1차 수문개방이 이루어졌던 세종보의 수문이 굳게 닫혀있다. 수자원공사는 최근까지 수문개방에 따라 잠수부와 작업자들을 동원해 수문을 여닫는 유압 실린더와 수력 발전소 벽면에 설치된 유압배관(강관→ 유연관)과 실린더실 토사 제거, 가동보 수밀 고무, 가동보 수문 병합부, 바닥보호공 사석, 수류확산장치를 점검하고 보수했다.
▲ 지난 2월 23일부터 3월 3일까지 1차 수문개방이 개방됐다. 세종보 선착장 인근에 당시 수거된 쓰레기 자루가 쌓여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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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온상승과 함께 주말을 이용하여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로 모처럼 자전거도로가 분주하다. 상류 300m 지점 요트선착장(마리너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입구부터 악취가 진동한다. 최근까지 수문개방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힘들 지경이다. 물가에 다가가자 물속에 가라앉아 있던 부착조류가 떠올라 강물은 온통 곤죽이다.
바닥에서 떠올라 두툼하게 쌓여가는 조류 사체는 보글보글 끓어올랐다. 유모차를 끌고 산책 나온 가족이 현장을 찾았다. 지난 2009년부터 취재를 해왔던 기자도 선착장에서 처음 만나는 손님이다. 반가운 마음에 질문이 쏟아졌다.
▲ 서울에서 이사를 왔다는 가족이 주말을 맞아 세종보 상류 요트선착장(마리너 선착장)을 찾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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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발치에서 지켜보던 가족들은 말을 아꼈다. 그리고 서둘러서 자리를 떴다. 발길이 닿지 않는 선착장의 시설물은 깨지고 부서져 있다. 수문 개방 시 수거된 쓰레기를 담아 놓은 마대자루만 강변을 지키고 있다. 돌아서는 입구에는 '보 상·하류 1km 지점에는 수상 레저를 금지한다'는 표지판만 서 있다.
▲ 강바닥에서 퍼올린 펄 속에서는 환경부 수생태 4급수 지표종인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가 어렵지 않게 확인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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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강바닥을 파헤치자 쌓인 펄층 때문에 순식간에 흙탕물로 변한다. 악취가 진동하고 퍼 올린 펄 속에서는 환경부 수생태 4급수 지표종인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가 어렵지 않게 확인됐다. 이후 돌아본 상류까지 수거된 쓰레기를 담아놓은 마대자루만 어림잡아 수백 개가 확인됐다.
이철재 에코큐레이터는 "국토부가 자료를 발표하면서 예상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첫째 수질 개선 효과가 크지 않을 것. 둘째 보름 단위로 물을 빼고 채우다 보면 오히려 생태계 교란이 더 심해질 것. 이외에도 더 많은 문제점이 예상되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 예상은 현장을 확인하고 보니 더 확실해졌다. 정부의 펄스 방류는 눈속임이고 꼼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국, 강의 고유성은 물이 흘러야 한다. 흐르는 강물이 더 많은 생명을 품고 더 많은 생명을 품어야 사람들도 이익이 된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상시개방으로 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는 4대강을 국가재난 지역으로 선포해야 한다. 엄청난 자연재해, 농민피해, 주민피해는 태풍 못지않은 큰 피해로 국가재난 지역으로 선포하고 수문 상시개방과 함께 고유성을 어떻게 회복할지에 대한 대책들이 마련돼야 한다."
▲ 지난해 가라앉았던 부착조류가 떠오르면서 조류 사체 곤죽으로 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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