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는 아프카니스탄 주변의 중앙아시아이고, 이란지방에서 오래 전부터 재배되어왔다. 회교도에 의해 동서양으로 전파되었는데, 유럽에는 11~16세기에 걸쳐 여러 나라로 전파되었으며, 동양으로는 7세기경 한나라 시대에 중국으로 먼저 전파되었다.
재배지는 북부 온대지방으로 넓게 분포되어 있고, 아열대 및 열대 지역에도 재배되고 있다. 내한성이 강하여 시베리아와 같이 추운 지역에서도 이른 봄 신선채소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 나라에는 조선시대 중종 22년(1527)에 최세진이 편찬한 「훈몽자회」에 채소류로 소개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조선 초기에 전래된 것으로 보인다.
명아주과에 속하는 1년생 작물로서 포기 전체에 털이 없다. 자웅이주이고 성비는 1:1이다. 잎은 긴 자루가 있고 장삼각형부터 계란형까지 모양이 다양하다. 웅주는 잎이 적고 수상화서(穗狀花序) 또는 원추형화서이다. 자주는 엽액에 3~5개의 꽃이 착생된다. 암수꽃 모두 꽃자루가 없다. 종자는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둥근 것과 모난 것이 있고, 잎의 가장자리가 깊이 패어 들어간 모양의 결각(缺刻)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으며 잎줄기는 짧다. 뿌리는 대체고 붉은 색을 나타낸다.
시금치의 많은 품종이 외국에서 육성 보급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도 재래종이 많이 재배되고 있다. 대체로 시금치 품종이 갖추어야 할 조건을 보면 ① 뿌리가 적색일 것, ② 잎이 길고 넓을 것, ③ 엽수가 많고 잎이 두터울 것, ④ 엽색이 선명한 녹색일 것, ⑤ 입성(立性)일 것, ⑥추대가 늦을 것 등이다. 주요 품종을 보면 봄 재배종자로는 노벨, 파이오니아, 입추가락, 여름재배용으로는 애트리스, 환립동해, 우성, 삼복상록, 가을재배로는 입추가락, 우성, 재래잡종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다양한 품종들이 시판되어 재배되고 있다.
시금치는 내한성(耐寒性)이 강하고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반면 더위에 약하다. 발아 및 생육적온이 15∼20℃로 서늘한 기후를 더 좋아한다. 25℃를 넘게되면 생육이 극히 불량해진다. <표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 이상이면 생육이 나빠지며, 아주 저온에 강하여 겨울 동안에는 0℃ 이하에서도 월동한다. 또한 시금치 종자는 저온 발아성으로 4℃에서도 발아가 가능하고, 10℃ 정도에서도 발아에 지장은 없지만 발아적온은 15~20℃이다. <표 4>에서와 같이 고온에서는 발아장해를 받기 쉬워 25℃에서는 발아가 나빠지고, 30℃이상에서는 50%이하로 발아율이 떨어진다.
대표적인 장일식물로서 햇빛이 길어짐에 따라 꽃대가 빨리 생긴다. 특히 동양종 품종에서 이와 같은 현상이 심하여 동양종인 애트러스, 한월 등은 가을이나 겨울재배에 이용하고 여름재배에는 서양종인 트리오, 마티니, 솔라 등의 품종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낮 길이가 12시간을 기준으로 본엽 2~3매 때에 고온 장일을 받으면 쉽게 추대가 된다. 따라서 봄 재배 또는 여름 재배는 생육기간이 짧아진다.
토양에 대한 적응성은 넓은 편으로 사질토나 점질토에서도 적당한 토양수분이 유지되면 잘 자라지만 가장 유의할 것은 토양이 산성이 되면 생육이 극히 약해진다는 것이다. 토양의 pH는 7~8정도가 알맞으며, 5.5 이하면 잎 끝이 누렇게 변하면서 생장이 정지되고 결국은 말라 죽는다.
발아하는데 적당한 온도는 15~20℃가 적온이며, 25℃이상에서는 발아가 나빠진다고 하며, 최저발아온도는 4℃이고, 최고발아온도는 35℃라 한다. 따라서 시금치종자는 저온보다는 고온에서 발아율이 낮아지고 발아일수도 많이 요하게 된다. 발아일수가 길어지면 그 사이에 여러 가지 장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고온기에 파종하는 경우 종자를 24시간 침종후 최아시켜서 파종하는 것이 좋다. 광선은 발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금치는 종자의 구조상 과피가 수분을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통기가 나빠져 종자내부에 산소부족을 초래해 발아를 억제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수분을 일정하게 하는 것보다는 수분조건을 변화시켜주는 것이 발아를 좋게 한다. 파종전에 종자를 침수하는 경우 침수시간이 길수록 발아가 나빠지게 된다.
시금치의 뿌리는 지상부의 발육이 외관적으로 거의 변화가 없어도 지하부의 뿌리는 굉장히 발달해 있다. 그래서 토양조건이 좋으면 파종후 70일에 종으로 120cm, 횡으로 90cm 나 뿌리가 발달하며, 생육에 적합한 토양은 유기물이 풍부한 충적토양이다. 시금치는 저온성 작물로서 -10℃이하의 저온에서도 잘견디며, 뿌리의 신장 최저온도는 0℃, 최적온도는 24℃, 최고온도는 34℃이고 , 근모발생의 최저온도는 4℃, 최고온도는 34℃이다.시금치는 산성토양에 특히 약한 작물로서 산성토양에서는 발아가 나쁘고 엽의 선단 및 엽연부, 직근, 측근이 피해를 입어 황갈색으로 된다. pH 7.33~8.2의 토양에서 가장 왕성한 발육을 보였고, pH 6.01~6.99에서 약간 수량이 감소하고, pH 5.62~5.72에서 심하게 수량이 감소하였다. pH 5.22이하에서는 거의 발육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결과로 보면 pH 6~7에서는 잘 생육하지만 pH 5.5이하로 되면 뿌리의 선단이 피해를 받아 갈변해서 생육이 정지되고 차차로 고사한다.
시금치는 단기간에 왕성하게 생육하는 작물로서 봄~여름파종재배에서는 파종후 25~30일에 수확기에 달한다. 본엽 2매기까지는 생육이 늦고 엽수가 증가하는 것도 완만하지만 그 이후는 지하부의 발육과 함께 급속하게 증가한다. 엽은 거의 줄기에 호생하고 본엽 8~10매 경까지는 엽수의 증가가 두드러진다. 그후 엽신의 비대와 함께 증가한다. 수확기의 전개엽수는 재배시기나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봄~여름파종는 8~10매, 가을파종은 15~20매 정도이다.
시금치의 엽형은 근생엽(根生葉) 초기의 2~3매는 계란형 또는 장난형으로 어느 품종도 같은 형상을 하고 있지만 그후는 품종특유의 결각이 있는 엽으로 된다.
시금치의 생육적온은 10~20℃이고, 광합성 작용의 적온은 18~20℃이다. 이 적온에서 멀어지면 광합성능률은 저하하고, 생장속도도 저하한다. 낮에 생성된 동화산물은 야간에 이화작용을 하는 동시에 엽 자체에서 호흡을 한다. 따라서 야간에 온도는 어느정도 낮을수록 호흡에 의한 소모는 적어지고 그만큼 생장에 필요한 영양분이 축적되게 된다. 광의 강도가 증가함에 따라서 광합성 작용은 증가하게 된다. 시금치의 광보상점은 20~24℃에서 1.5Klux이지만, 광포화점은 20~25Klux정도로 비교적 약광에서도 잘 동화작용을 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광포화점에서는 CO2 농도와 온도가 제한인자로 되어있고, 이들조건을 충족시키지 않는한 광의 강도를 그 이상 증가시켜도 광합성작용은 증가하지 않는다.
시금치는 봄에서 초여름에 파종하면 화아분화와 추대가 된다. 가을 파종에서도 파종후 일정기간을 경과하면 화아분화는 되지만 저온 때문에 봄까지 추대가 되지 않는 것이다.
시금치의 화아분화는 장일저온의 양요인에 의해서 유기되고, 분화후는 장일고온조건에 의해 추대가 촉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일장감응식물에서는 일장을 엽에서 감응하고 화성이 유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금치의 일장감응에 대한 엽의 역할은 생장점부의 아주 어린엽(미숙엽)은 일장에 감응하기 어렵고, 1매의 성숙엽만 장일로 하고, 다른 엽을 단일로 하면 개화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경우 단일하의 모든엽을 제거하고 성숙엽 1매만을 남겼을 경우 장일에 감응하여 개화함으로서 1매의 엽만으로도 장일에 감응 할 수 있다. 야간에 광중단(9시간의 단일일 경우 암기에 20~40분간)을 실시하면 시금치가 개화하고, 광중단의 광도는 14시간의 암기 중앙부에 4,200erg/㎠/sec 정도의 광에너지를 30분간 주면 추대·개화가 굉장히 촉진되고, 광 중단시의 온도는 10~20℃가 가장 좋았다. 일장반응의 광의 강도는 만생종 품종일수록 강한 광이 필요하며, 추대와 화기의 발달에 대한 적정 광량이 다르다. 시금치의 개화촉진에 대한 온도의 영향은 유묘기 생육온도가 낮을수록 추대가 빨라지고, 가장 빠른 것은 초기에 저온을 조우한 후 온난조건하에서 생육한 것이 가장 빨랐다. 일장과 온도를 조합사켜 추대와 개화의 관계를 조사해보면 장일하에서는 15~21℃의 온도가 좋았고, 단일하에서는 5~10℃정도의 저온이 추대 유기에 적합하였다. 시금치의 개화촉진을 위한 최아종자의 저온처리온도는 2~8℃의 범위에서는 효과가 인정되지 않았고, 저온처리기간은 1~6주간의 범위에서 차이가 있었으며, 저온처리 기간이 길수록 개화촉진 효과는 커졌지만, 2주간 이상에서는 큰 차이는 없었다. 이것은 시금치의 화성이 장일조건외에 저온조건에 의해서도 유기되는 것을 알수 있다.
시금치의 성발현에 대한 일장시간의 영향은 단일조건이 자성간성을 증가시키고, 장일조건이 웅성간성을 증가시킨다. 온도와 일장의 교호작용으로서 특히 저온장일에서 고온단일로 이동한 경우 자성간성에서 웅성간성으로 전환하는 경향이 컸다. 일반적으로 고온장일에 의해 웅화하고, 저온단일에 의해 자화하는 경향이다.
시금치는 봄재배, 여름재배, 가을재배로 크게 나눌 수 있지만 특히 가을재배는 파종기와 수확시기의 폭이 넓다.
시금치는 각종 비타민, 철, 칼슘 등이 다른 채소보다 많이 함유되어 있는 알칼리성 채소이다. 변비, 빈혈, 통풍, 류마티스, 신장병과 어린이들의 골반발육에 효과가 있는 보건채소이며, 미용에도 좋아 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쌈채소용으로도 년중 수요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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