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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청문회 열자

지구환경변화

by 석천선생 2016. 9. 9.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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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청문회 열자] 허재영 대전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기고오마이뉴스 | 허재영 | 입력 2016.09.08. 21:16


[오마이뉴스 글:허재영, 편집:김지현]

4대강 사업, 그 뒤 5년. 멀쩡했던 강이 죽고 있습니다. 1000만 명 식수원인 낙동강 죽은 물고기 뱃속에 기생충이 가득합니다. 비단결 금강 썩은 펄 속에 시궁창 깔따구와 실지렁이가 드글거립니다. 혈세 22조원을 들인 사업의 기막힌 진실. '4대강 청문회'가 열리도록 '좋은기사 원고료 주기'와'서명운동'에 적극적인 동참을 바랍니다. 이번 탐사보도는 환경운동연합, 대한하천학회, 불교환경연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공동 주최하고 충남연구원이 후원합니다. 4대강 특별취재팀의 활동은페이스북에서 볼 수 있습니다. <편집자말>

우리는 대체로 강변에 터를 잡고 산다. 선조들이 왜 강변에 터전을 이뤄왔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강변에 살고 있어서 우리의 삶이 궁핍하지 않았음은 잘 알고 있다. 인류의 4대 문명이 큰 강의 기슭에서 시작되어 번영했으며, 그 강을 통해서 문명의 꽃을 피웠다. 강이 황폐해짐에 따라 찬란했던 문명도 쇠락해지고, 결국 멸망하게 됐음도 잘 알고 있다.

4대강 재앙, 청계천이 화근이었다

 지난 2007년 9월 30일 오후 '2007 청계천 축제'가 열리는 청계천을 방문한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 권우성
애초에 청계천 복원사업이 화근이었다. 청계천의 변천 과정을 보면 우리나라 하천의 변천을 엿볼 수 있는데, 청계천 복원이 정치인의 업적(도시 정비)으로 인식되면서 4대강 사업이라는 비극의 서막이 시작됐다.

청계천의 본래의 명칭은 개천(開川)이었다. 조선의 한양정도(漢陽定都) 당시 청계천은 홍수가 나면 민가가 침수되는 물난리를 일으켰고, 평시에는 오수가 고여 매우 불결했는데, 태종이 개거공사(開渠工事)를 벌여 처음으로 치수사업을 시작했다.

그 후 영조 때에는 자원한 자들에 국가에서 품삯을 주고 고용한 사람들을 동원하여 준설, 양안석축(兩岸石築), 유로변경 등 본격적인 개천사업을 시행하여 구불구불하던 하천의 흐름을 직선화하였다.

이렇게 공사를 해도 건천에 가깝고, 서울 시내를 관통하며, 생활오수가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보수공사를 해야 했다. 이 때문에 준설공사는 계속됐으며 일제강점기 초에 청계천으로 이름을 바꾼 후, 근대적 도시계획의 성격을 띤 대대적인 준설공사가 계속 됐다.

청계천의 '어리석은 성공'의 역사

그 후에도 사실상 하수도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하자 결국 한국전쟁 이후인 1958년 6월부터 복개공사에 착수, 1960년 4월에 1단계로 광교∼주교(舟橋) 1∼4가 간을 완공해 너비 50m의 간선도로를 만들었다. 1967년부터 1976년까지 청계고가도로를 건설해 복개공사를 완료했다.

복개구간은 상류에서 성동구 사근동까지 5.4km 구간이고, 중랑천 합류 지점까지의 2.4km 구간은 복개되지 않은 채 남아있었다. 복개하기 전까지 청계천에 놓인 다리는 조선 시대에 건립된 것만 따져도 수표교(水標橋), 오간수교(五間水橋), 광교(廣橋), 영미교(永尾橋), 관수교(觀水橋) 등 모두 24개가 있었다.

1990년대 들어 노후화된 청계고가도로의 안전 문제가 지속적으로 대두됐는데, 1990년대 초중반에 논의됐던 청계천 복원에 관한 이야기가 2000년 '청계천 살리기 연구회 심포지엄'으로 발전됐다. 2002년 3차 심포지엄에서는 아태환경NGO 총재였던 이명박 당시 전 의원도 참석하였다. 같은 해인 2002년, 이명박 서울특별시장 후보는 청계천 복원을 정치공약으로 내세웠으며 32대 서울특별시장으로 당선된 후 3800억 원을 들여 2003년 7월 1일 청계고가 철거를 시작, 약 5.84km의 구간을 2005년 9월 30일에 완공했다.

청계천 복원사업은 청계 고가도로를 허물고 복원을 통해 시민들에게 도심 내의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새로운 관광명소를 만들었다는 데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청계천 복원 사업의 가장 직접적인 기대효과는 도심 정비였다. 슬럼화가 진행되고 쇠퇴하기 시작하던 구도심을 청계천을 통해 주위 환경을 개선하여 주변 지역의 토지 이용을 다양화시켰다. 주변의 지가도 상승했다.

그러나, 하천의 복원은 도심 공원 사업의 형태로 진행돼 청계천 상류구간은 여전히 복개된 상태로 남아있고, 하천을 흐르는 물은 인공적으로 양수하여 공급하고 있다. 하천의 바닥은 콘크리트 구조물로 돼 있어서 생태계의 회복은 사실상 어려울 수밖에 없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 때문에 2013년 서울시는 2014년부터 2050년까지 장기적으로 청계천을 재복원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했는데, 이 계획은 2014년~2018년까지의 단기계획, 2019~2030년까지의 중기계획, 2031~2050까지의 장기계획으로 구성돼 있다.

2018년까지 청계천의 보를 철거하고, 직선화돼 있는 청계천물길을 곡선화하며, 인공 구조물 구간에 수림대를 조성하여 옛 청계천 수목과 비슷한 나무를 심어서 자연에 가까운 하안(河岸)으로 유도하고, 수표교를 원위치에 돌려놓기 위한 안전진단이 계획에 포함돼 있다.

2050년까지 수표교, 광통교, 오관수문 재복원과 백운동천, 중학천 같은 옛 물길을 되살려서 청계천에 연결해 물 공급을 안정화하고, 보행자 우선가로와 주변 시설을 정비하는 것을 끝으로 이 계획은 완료된다.

2014년 2월 서울 연구원이 서울시에 제출한 '청계천역사성 및 자연생태성 회복' 계획은 청계천 복원공사 초기 때부터 지적돼왔던 역사성의 부재와 생태계 문제, 유지비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청계천과 주변지역을 포함하여 역사문화와 생태성이 살아 있는 미래모습의 비전 및 전략을 수립하고, 생태환경·역사문화·도시제도 등 분야별로 미흡한 부분을 개선·보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이 죽어간다

 왕진교 상류 녹조가 썩어 부패하면서 눈이 따갑고 악취가 진동한다.
ⓒ 김종술
금강은 4대강 중에서 가장 자연하천에 가까운 하천이어서, 4대강 사업과 그 영향도 그만큼 작기를 바랐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대규모 준설과 댐 규모의 보로 대표되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폐해가 실현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금강의 변화를 살펴보기 위하여 충청남도에서는 2012년부터 2015년의 4년간에 걸쳐 수환경 모니터링을 실시해왔다. 4대강 사업에서는 금강의 수질악화를 막기 위하여 대전의 갑천하수처리장과 청주하수처리장에 고도처리공정을 도입했고, 그 외 총인 저감시설 60개소 및 243개소의 기초시설 등 수질개선사업을 벌였다.

그 결과, SS 농도(물 속에 존재하는 부유물 질의 농도)와 BOD(물 속에 있는 유기물의 오염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물속에 들어 있는 유기오염물질을 미생물이 분해하는데 필요한 산소의 양) 농도는 감소했다. 그러나 COD(유기물 등의 오염물질을 산화제로 산화 분해시켜 정화하는 데 소비되는 산소량) 농도는 오히려 증가했다. 하수처리장의 고도처리에 의한 효과가 하천 흐름의 정체로 인해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조류(藻類)의 관심 이상 단계 발령은 2012년 61일, 2013년 83일, 2014년 87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사업 전에 비해 일조량은 줄어들었으나 수온은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조류의 발생량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기물(COD)의 농도가 증가하는 것도 조류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분명하다. 보로 인한 하천 흐름의 지체, 이로 인한 체류시간의 증가, 준설로 인한 수심 증가 등은 수질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저서성 대형 무척추동물(수서곤충)은 사업 전(2008~2009)에 비해 2011년 이후 개체수도 종수도 급격하게 감소했으나 사업 전의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보의 영향권에서는 그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과거에는 1% 미만의 종이 47종에 달할 만큼 다양한 수서생태를 유지했으나, 지금은 깔따구류와 실지렁이가 90%에 달하고 있어서 수서생태계의 악화가 현저하게 드러나고 있다. A등급 지표인 옆새우류가 사라졌고, B등급 지표인 물삿갓벌레, 다슬기, 조개 넙적거머리, 강하루살이 등이 사라졌다.

어류도 마찬가지로 사업 전(2008~2009)에 비해 2010년 이후 개체수도 종수도 급격하게 감소했으나 사업 전의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정수성 어종의 개체수는 증가하고 있으나 자갈과 모래지역에 서식하는 어종인 끄리, 몰개, 피라미, 참마자, ?경모치, 누치 등의 어종은 개체수가 급격하게 감소했다. 또한, 끄리와 강준치는 배스와 먹이 경쟁종(육식)인데 배스의 증가와 함께 감소하고 있다. 수중 어류 먹이사슬의 균형이 깨어진 것이다. 2012년에는 백제보 상류에서 수십만 마리(추정)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비극적인 사고도 발생하였다.

2014년에 금강 중·하류의 전 구간에서 발생한 큰빗이끼벌레는 하천수 체적의 0.1~3%를 차지하는 규모의 군체(群體)를 형성하여 하천 생태계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충남보건환경연구원에서 실시한 수조 실험에서, 생태독성은 없으나 사멸할 때에 용존산소(DO)를 대량으로 소비하며 암모니아성 질소(NH3-N)가 급격하게 증가함을 확인하였다.

큰빗이끼벌레는 유속 10cm/sec 이상의 흐르는 물에는 서식하기 어려우며, 15℃ 이상의 수온에서, 그리고 수질(BOD)이 대체로 II~IV등급인 곳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큰빗이끼벌레가 생태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로서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흐름이 느리거나 정체된 수역에 발생하는 생물이므로 하천환경이 유수수역으로부터 정체수역으로 전환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임은 분명하다.

대규모 준설로 하상은 깊고 단조로워졌으며, 미소서식지의 유실이 심각하여 여울, 소 등 수심 1~2m의 구간, 복잡하고 다양한 물가선은 사라지고, 금강의 전 구간이 4~7m정도의 수심이 유지되어 하상의 준혐기화되고 있다.

피폐해진 수서생태계의 고착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따라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서생태계의 복원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금강뿐만이 아니라 4대강 모두에서 마찬가지다.

영주댐이 열리자 변화가 생겼다... 교훈은 여기에 있다

 8월 23일 오후 충남 부여군 금강 백제보 상류 2km 지점 왕진교 일대에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녹조가 낀 강물을 퍼올리고 있다.
ⓒ 이희훈
4대강 사업은 청계천 사업의 불완전하고 어리석은 성공에서 비롯됐다. 그리고 사업 이후의 과정도 청계천의 전철을 밟고 있다. 이런 대규모 공사 후에 겪고 있는 후유증을 치료하는 유일한 방법은 '복원'(복원의 정의는 다양하게 있지만)이다. 청계천 복원 계획에서 제시하고 있는 보 철거, 직선화돼 있는 물길의 곡선화, 자연에 가까운 하안(河岸)으로의 유도, 역사성의 복원 등을 통하여 물길을 되살리는 일은 4대강에도 적용 가능하다.

압축적인 경제성장(경제성장 지상주의)을 추구해왔던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의 무분별한 경제성장이나 개발 사업이 가져온 생태계의 훼손과 사회 불균형에 대한 공동의 성찰이다.

건강한 사회의 발전은 오늘 뿐 아니라 내일의 삶의 질도 악화되지 않을 때 비로소 달성될 수 있다. 우리가 스스로 개발에 따른 이익만 챙겨서 떠나는 개발사업자처럼 행동한다면 이 사회는 머지않아 무너져버릴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자연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은 시급하고 긴요한 숙명적 담론이 될 수밖에 없다. 4대강 사업은 이런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실패한 사업이다. 사업의 책임자는 정부이지만, 이것을 막아내지 못하여 생긴 고통은 사회 공동체 모두에게 전가되었고, 이를 해결해야하는 책무는 우리에게 맡겨졌다.

4대강에 설치된 16개의 보는 소수력발전 외에는 실제로 용도가 거의 없다. 현재 우리나라 전력의 예비율은 충분하다. 그러므로 용도가 없다시피한 보의 수문은 열어두는 것이 옳지 않을까? 영주댐이 건설된 내성천의 하류구간에서는 모래하상의 훼손이 심각하고 식생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했지만, 최근의 호우 때 영주댐 수문을 열었더니 하상의 모래가 60cm 정도 퇴적돼 식생은 모래에 파묻히고 회룡포의 모래하상은 옛 모습으로 많이 회복되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하천관리에 필요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정부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일에는 거버넌스 조직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정부, 공동체, 전문가가 함께하는 '우리 강 복원위원회'를 구성해 강의 복원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을 우리의 후손에게 넘겨주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부담해야 할 책임을 능동적으로 감당하기 위해서다. 이대로 둬서는 우리의 강이 청계천처럼 훼손된 채로 고착화돼버릴 것이며, 따라서 정부도 시민사회도 전문가도 강에서 일어나고 있는 심각한 문제를 모른 척하고 내버려둬서는 안 될 일이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은 환경운동연합, 불교환경연대, 대한하천학회와 공동으로 '4대강 청문회를 열자' 탐사보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좋은 기사 원고료주기'로 응원을 해주시길 바란다. 목표액 3000만 원이 달성되면 지난 10년간 1000개의 댐을 허문 미국으로 날아가 4대강의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4대강 청문회 서명운동에도 참여해주시기 바란다. 국회에 청원해서 강을 망친 사람들을 심판하기 위한 청문회가 개최되도록 촉구하겠다.

[이전 기사 보기] 4대강 청문회를 열자
☞'4대강 청문회' 10만 서명운동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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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를 쓴 허재영님은 대전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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