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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지구 충돌 막을 "저승의 신" 뜬다

우주의 신비

by 석천선생 2016. 9. 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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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지구 충돌 막을 '저승의 신' 뜬다

[NASA 오늘 무인탐사선 발사] 6년마다 지구 근처 도는 '베누', 다음 세기 충돌 확률 2700분의 1 소행성 궤도 정확하게 분석.. 충돌 위협 피할 방법 모색 '베누' 표면 콩콩 뛰며 토양 채취, 최대2kg 샘플 지구로 보낼 예정조선비즈 | 박건형 기자 | 입력 2016.09.08. 03:10


소행성(小行星)이나 혜성(彗星) 충돌은 지구 멸망을 다룬 공상과학(SF) 영화의 단골 소재이다. 소행성이 지구에 미칠 위협을 미리 가늠해보는 동시에 태양계 탄생의 비밀을 엿보는 탐사가 시작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8일(현지 시각) 미래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 '베누(Bennu)'에 무인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를 보낸다. 7년 동안 9억8350만달러(약 1조750억원)가 투입되는 오시리스-렉스는 소행성의 궤도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토양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오는 임무를 띠고 있다.

질소 가스로 토양 띄워 채취

미국의 방위산업체록히트마틴에서 제작한 오시리스-렉스는 아틀라스V 로켓에 실려 발사된 뒤 2018년 8월까지 2년에 걸쳐 베누에 다가간다. NASA는 현재 알려진 소행성 50만개 중 지구에 근접하는 7000개를 우선 골라냈다. 이후 탐사선이 지구에서 왕복 가능한 거리에 있는 소행성 192개를 뽑았고 이 중 지구처럼 표면 토양에 탄소가 많이 함유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베누를 최종 목표로 낙점했다.

베누는 6년마다 한 번씩 지구 근처를 지나는 궤도를 돈다. 2035년에는 달보다 지구에 가깝게 근접하고, 2175년과 2196년에는 더 가까워진다. 과학자들은 베누가 다음 세기에 지구와 충돌할 확률을 2700분의 1로 예측한다.

오시리스-렉스는 2020년까지 베누와 함께 태양 주위를 돌며 토양 채취 장소를 물색한다. 지름이 500m인 베누는 중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오시리스-렉스가 안정적으로 착륙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로봇팔을 이용한 새로운 방식을 고안해냈다. 탐사선과 연결된 로봇팔 끝에 채취기를 달아 베누 표면에 갖다댄다. 그 순간 채취기에서는 강한 질소 가스가 뿜어져 나오고, 이때 떠오른 먼지와 암석 조각들을 채취기로 빨아들인다. 오시리스-렉스는 베누 표면을 콩콩 뛰어다니며 3차례에 걸쳐 같은 작업을 반복한다. NASA는 이 방식을 통해 최대 2㎏의 토양 샘플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10여개의 무인탐사선이 소행성 탐사를 시도했다. 2010년 일본의 하야부사가 소행성 이토카와 표면의 먼지를 소량 채취해 지구로 돌아왔지만 오시리스-렉스가 가져올 샘플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오시리스-렉스는 2023년 지구 궤도에 근접하면서 토양 샘플이 든 용기를 지구로 떨어뜨린다.

저승의 신+멸종 공룡 이름 따

오시리스-렉스는 기원·분광해석·자원식별·보안·토양답사의 영문 첫글자들을 땄다. 이름 자체가 지구와 생명의 기원을 찾는 임무를 명시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베누가 45억년 전 태양계를 만들고 남은 물질이 뭉쳐서 만들어졌다고 본다. 오시리스-렉스가 가져온 베누의 토양 샘플을 분석하면 초기 지구가 어떤 물질로 구성돼 있었는지 등에 대해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시리스-렉스는 소행성 충돌 위협을 피할 방법도 찾아낼 전망이다. NASA는 "이름의 약자인 '오시리스'는 고대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저승 세계의 신이고, '렉스'는 소행성 충돌로 멸종된 공룡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소행성의 위협을 이름에 담았다는 것이다.

소행성은 또 주변 천체의 중력은 물론, 태양광에도 궤도가 흔들린다. 표면에 태양광을 받고 이를 방출하는 과정에서 속도가 변하기 때문이다. 이를 '야르코프스키 효과'라고 한다. 소행성의 궤도를 정확하게 알아야 지구 충돌 위협을 미리 계산할 수 있지만, 지구에서는 야르코프스키 효과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

과학자들은 오시리스-렉스가 베누와 함께 우주를 돌면서 소행성 궤도의 비밀도 밝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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