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꺼지는 '싱크홀' 공포···한국은?

 

땅에 꺼지는 '싱크홀' 공포···한국은?

원문 |입력 2013.08.13 18:36 |

 

[지하수위 낮아지면 발생위험↑…한국, 지하수 이용비율 낮아]

1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중부에서 발생한 싱크홀(sinkhole)로 무너진 리조트. /사진=abc뉴스 동영상 캡처

미국 플로리다에서 싱크홀(sinkhole)이 발생해 3층짜리 리조트 건물이 붕괴하면서 예고 없이 지반이 무너지며 땅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는 싱크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FP 보도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 중부 레이크카운티 클레몬트에 위치한 서머베이리조트가 이날 새벽 3시쯤 발생한 싱크홀로 30% 가량 무너졌다. 이상 징후를 느낀 투숙객들이 사전에 대피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어른 키보다 깊게 뚫린 구멍이 3층짜리 리조트를 무너뜨렸다. CNN은 이날 발생한 싱크홀의 규모가 대략 폭 60걸음에 깊이 15걸음 정도라고 보도했다.

싱크홀은 발 밑에서 모든 하중을 지지해주는 땅이 무너진다는 점, 발생 시기를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점 때문에 공포의 대상으로 꼽힌다. 2010년 미국 포털사이트 야후는 1년 동안 발생한 세계 10대 자연재해를 선정하며 2000명의 사망자를 낸 중국 위수(玉树) 지진, 25만 명을 숨지게 한 아이티 대지진과 함께 과테말라에서 발생한 대형 싱크홀을 꼽았다.

과테말라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는 지난 2010년 6월 도심 한복판에 지름 30m, 깊이 60m의 커다란 구멍이 생겨 3층 건물을 포함해 건물 4채가 빨려 들어갔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도 싱크홀의 두려운 점이다. 지난 5월 미국 백악관 인근 도로에서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복구 비용으로만 약 200만달러(약 22억 3000만원)이 소요됐다. 사고 현장은 백악관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으로 호텔과 식당 들이 운집해 있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지난 2012년 2월 인천 지하철 공사 구간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진=뉴스1

싱크홀은 지반 속의 빈 공간을 채우며 하중을 지탱하고 있던 지하수가 사라질 경우 지반이 무너지며 발생한다. 가뭄이나 지나친 지하수의 이용으로 지하 수위가 낮아지면 싱크홀 발생 위험은 더욱 커진다.

중국 수도 베이징은 지나친 지하수 이용으로 연속적인 지반 침하 현상을 겪고 있다. 지난해 2월 중국 런민왕(人民網)은 베이징이 수자원 70% 가량을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베이징이 지난 2012년 36억㎥의 용수이용량 가운데 25억㎥를 지하수에 의존했다고 보도했다. 소양강댐이 만수위에 있을 때 수량 27억㎥와 비슷한 양이다. 매체는 또 지하수 평균 수위가 1999년 지하 12m에서 2010년 지하 24m까지 하락했다고 밝혔다.

2000년부터 베이징에서 발생한 수도관 파손 3분의 1은 지반침하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베이징 시내 약 2650㎢가 지반 침하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의 4배가 넘는 면적이다.

우리나라는 지반이 대개 화강암과 변성암으로 이루어져 있고 용수이용량 가운데 지하수의 비율이 비교적 낮아 싱크홀 발생 위험은 상대적으로 작다. 'e나라지표'에 따르면 한국의 지하수 이용 비율은 11%로 미국 24%, 일본 13%에 비해 낮다.

그러나 갈수기 지하수위가 낮아지는 경우 싱크홀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2월 인천 지하철 공사 구간에서 폭 12m, 깊이 27m의 대형 싱크홀이 생겨 1명이 매몰된 바 있다.

이슈팀 황재하기자 jaejae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