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로이터=뉴스1
시진핑(70)의 공식 직함을 살펴보자. 중국 정부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시진핑 동지 약력'을 보면 현직 중국공산당 총서기,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중화인민공화국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라고 나와있다.
4가지 직위 중 중요한 건 앞의 두 개다. 중국은 중국공산당이 국가를 영도하는 당국가(party-state)이기 때문이다.
마오쩌둥(1893~1976)은 류샤오치가 국가주석을 맡을 때에도 중국공산당 총서기(당시 명칭은 주석)와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을 쥐고 중국을 쥐락펴락했으며 1976년 사망시까지 두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덩샤오핑(1904~1997)은 아예 총서기는 맡지도 않고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만 가지고 막후에서 중국의 최고 실력자 역할을 했다. 이처럼 중국에서 군을 장악하는 건 중요하다. 시진핑도 2012년 11월 중국공산당 총서기 취임과 동시에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에 오르며 군 장악에 나섰다.
중국의 군대는 인민해방군(人民解放軍)이라고 불린다. 형식적으로는 중국이라는 국가가 아닌 중국공산당의 군대지만, 사실상 중국의 정규군이다.
혁명군에서 출발해서 홍군, 팔로군을 거쳐 지금의 인민해방군으로 명칭이 변했다. 중국에서는 대개 지에팡쥔(解放軍)이라고 부르는데, 해방군이라는 의미는 지금도 중국인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듯 하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군 현대화를 추진한다며 30만명을 감축했지만, 200만명의 중국 인민해방군은 여전히 세계 최대 규모다. 중국 인민해방군을 살펴보자.
압도적인 1위는 단연 미국이다. 미국은 국방비로 8770억달러(1140조원)를 사용하면서 전 세계 국방비 중 무려 39%를 미국 혼자서 지출했다. 중국은 2920억달러(380조원)로 2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2년 620억달러에 불과했던 중국 국방비는 20년 만에 약 5배로 커졌다.
참고로 중국은 공식적인 정부예산이 국방비 지출을 100% 반영하지 않는 등 투명도가 낮기 때문에 SIPRI가 중국 국방비를 추정했다. 러시아(864억달러), 인도(814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750억달러)가 3~5위를 차지했으며 한국(464억달러, 9위), 일본(460억달러, 10위)도 눈에 띈다.
중국의 국방비 증가는 전 세계적인 군사력 균형에도 큰 영향을 미쳤지만, 동북아 지역에서의 영향은 더 두드러진다.
2000년 중국은 일본에 이어 인도·태평양지역 국방비 지출 2위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인도·태평양지역 13개 국가의 국방비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돈을 국방에 쏟아붓고 있다.
다만 미국과 비교할 경우, 중국의 국방비는 미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이 전 세계 주요지역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인도·태평양지역의 안보 이슈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공식 국방예산도 살펴보자. 중국 국방예산은 1990년대부터 중국이 군 현대화 계획을 추진하기 시작하면서 연평균 9% 이상 증가했다.
올해 중국 국방예산은 1조5537억위안(280조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국방예산(1조4504억위안, 261조원)과 SIPRI가 추정한 금액(380조원)을 비교하면 후자가 약 45% 크다.
미국 국방부는 2002년 중국의 국방비 규모가 국방예산보다 최대 4배 클 것
으로 추정했으나 2021년에는 중국의 실제 국방비를 국방예산의 1.1배에서 2배로 추산했다.
최근에는 중국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음에도 올해 국방예산이 7.2% 늘어나는 등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올해 국방예산은 3번째 항공모함의 시범 항해 준비, 스텔스전투기 생산, 항공우주기술 및 미사일 유도체제의 인공지능(AI) 개발 등에 중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백서에서 시진핑 지도부는 미국과의 본격적인 전략적 경쟁 차원에서 군사력 증가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지속적인 군 내부 부패척결, 군대 체질 개선 및 장비 현대화를 통해서 2035년까지 인민해방군의 현대화를 달성하고 2049년까지 세계 일류수준의 군대로 육성한다는 2단계의 중장기 청사진을 밝혔다.
특히 신중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세계 최고수준의 군사대국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은 중국이 2049년까지 미국을 뛰어넘는 세계 최강대국이 되겠다는 '중국몽'의 중요한 일환이다.
세계 최강대국이 되겠다는 중국몽을 고려하면 중국의 국방 현대화는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이기 때문에 향후 동북아뿐 아니라 한반도 정세에도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2018년 미중 무역전쟁 발생 이후 발표된 백서이기 때문에 중국이 미중 경쟁구도에서 한반도 문제를 바라보는 전략적 관점이 드러났다.
중국은 미국, 한국, 일본 및 호주에 대해 언급하면서 미국은 역내 군사력 증강과 군사동맹 강화에 나섰으며 한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일본은 전후질서 탈피, 호주는 미국과의 군사동맹 공고화와 영향력 확대를 시도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의 대만침공 등 당장 미중 충돌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단할 필요는 없다.
시진핑 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을 점령할 수 있는 군사력을 양성토록 인민해방군에게 요구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2027년 대만 침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이는 2027년 대만을 침공하겠다는 선언이라기보다 2035년까지 인민해방군의 현대화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의 단기 이정표로 보는 게 더 정확하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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