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사진) 전 검찰총장 측이 18일 “국민의힘 입당은 당연하다”며 7월 중 입당 선언을 사실상 예고했다가 다시 “민심 투어 이후 판단할 문제”라고 한 발짝 물러서 적지 않은 혼선을 빚었다. 윤 전 총장이 지난 3월 이후 100일 넘게 고수해 온 ‘전언정치’의 폐해가 본격적으로 드러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텐트를 치려면 중심축을 어디에 박느냐가 중요한데, 국민의힘에 박아야 한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며 “제3지대와 국민의당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윤 전 총장은 보수의 중심인 국민의힘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국민의힘 입당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도 되느냐’란 질문에도 “그렇게 받아들여도 된다”고 재차 못을 박았다. 그간 측근 인사들로부터 윤 전 총장의 입당이 머지않았다는 언급이 나오긴 했지만, 윤 전 총장 측이 공식적 경로를 통해 입당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의 대권 도전 선언에 대해서는 “날짜는 27일을 보고 있는데 일요일이다. 그래서 실무적인 문제가 있다 보니 일정이 늦춰지고 있지만, 날짜는 그 언저리가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대변인이 라디오에서 발언한 직후 윤 전 총장은 이 대변인을 통해 기자단에 “입당 여부는 민심 투어 이후 판단할 문제”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윤 전 총장은 ‘물령망동 정중여산(勿令妄動 靜重如山)’이란 한자성어까지 인용하며 “국민의힘 입당 문제는 경거망동하지 않고 태산처럼 신중하게 행동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이 직접 나서지 않고 측근 또는 대변인을 통해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내는 전언정치의 부작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측근들이 윤 전 총장의 의사를 전달하면서 상반되는 내용이 동시에 기사화되는 등 혼란이 빚어졌고, 정치 지도자를 준비하면서 정작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다는 ‘불통’ 논란도 일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해 “죄송하지만, 밑천을 다 드러내게 하는 데는 1시간도 많이 드린 것 같다”며 “저렇게 자기 입으로 자기 생각을 말하기를 두려워하고 저어하는 분이 무슨 정치를 하시겠느냐”고 평가했다.
윤 전 총장 측이 정치 데뷔 후 첫 행보로 기획한 민심 투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KBS에 출연해 “인위적으로 모양새 갖추기 위한 이런 행동은 안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본다”며 “과거와 같은 정치 행태를 계속 보여준다는 것은 국민에게 짜증만 나게 한다”고 꼬집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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