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6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미사(Missa)라는 말은 라틴어의 ‘Missa’를 음역한 데서 유래합니다. 라틴어 미사(Missa)는
‘보내다’, ‘파견하다’의 뜻을 가진 동사 미테레(Mittere)에서 파생된 말입니다.
즉 신자들이 미사에 참여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리스도와 하나 된 그 기쁨을 나 홀로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그 구원의 기쁜 소식을 세상 모든 사람에게
전하기 위해 파견된다는 의미입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로마 10,15)
원래 초대 그리스도교 공동체에서는 미사를 거룩한 잔치인 식사 형태를 지칭하는 의미에서 ‘빵의 나눔’ 또는 사랑의
잔치인 ‘아가페(Agape: ‘조건 없는 사랑’의 뜻을 가진 그리스어)라고 했습니다. “이 집 저 집에서 빵을 떼어 나누었으며,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 음식을 함께 먹고”(사도 2,46)
2~3세기부터는 감사의 뜻으로 미사를 에우카리스티아(Eucharistia: ‘감사를 드린다’는 뜻의 그리스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미사 중에 교중(敎中)미사는 어떤 미사인가요? 교중미사란 본당 사목자가 매 주일 신자가 가장 많이 참석할 수 있는
시간에 개별적인 미사 지향 없이 모든 신자들을 위해 의무적으로 바치는 미사를 말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인 생미사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미사), 연미사(세상을 떠난 사람을 위한 미사)는 교중미사가 아닌 다른 미사 때에 신청해야
합니다. 이렇게 교중미사는 개별적인 지향이 아닌 교회 공동체에 지향을 두며 모든 교우를 주님께 봉헌하는 본당
사제의 감사와 사랑을 얻는 미사입니다.
본당 사목자가 ‘본당의 모든 교우들’을 주님께 봉헌하는 미사이기에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교류를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주님의 뜻으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룬 본당 가족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같은 빵을 쪼개어 함께 나누며 한 공동체임을
확인하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이러한 사랑(아가페)과 감사(에우카리스티아)의 거룩한 잔치인 교중미사에 우리는 얼마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준비하고 참여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보라, 얼마나 좋고 얼마나 즐거운가,
형제들이 함께 사는 것이!”(시편 133,1)
[2017년 5월 14일 부활 제5주일 서울주보 5면, 김지영 사무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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