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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SA 레이다의 숨겨진 힘

과학 韓國

by 석천선생 2021. 1. 30.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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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SA 레이다의 숨겨진 힘

 

 

양낙규 입력 2021. 01. 30. 10:00

미국의 해상기반 X-밴드 레이다(SBX: Sea Based X-band)

 

 

[김선주 국방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1990년대 이후 전자산업 및 항공우주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레이다의 주변 환경은 더욱 다양해지고 복잡해졌다.

 

지속적으로 레이다의 표적인 군용 항공기들의 더 높은 수준의 스텔스화가 진행됐고, 한층 더 치밀해지고 정밀한 전자전 장비들이 탑재돼 항공기 자체의 은닉성이 증대되는 등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 위상배열 레이다의 도래

표적 환경 변화와 더불어 레이다의 운용 환경도 매우 복잡하게 변했다. 전자파를 이용하는 통신 기기들의 보편화로 전자파 간섭신호들이 상시로 존재하게 됐다. 함정 레이다의 경우 대양작전에서 연안작전위주로 환경이 바뀌면서 기존에는 고려하지 않았던 특성의 클러터, 즉 레이다 표적 이외의 물체에서 반사되어 수신되는 신호들이 나타나는 등 주변 환경의 변화는 레이다의 표적 탐지 기능을 저해했다. 스텔스 표적 등의 원거리 표적을 빠른 시간에 탐지/추적하고, 주변 환경에 맞게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능이 요구됐고,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위상배열(Phased Array)’ 레이다가 개발됐다.

위상배열은 전자파를 형성하는 복사소자(radiator)마다 신호의 위상을 조정할 수 있는 위상변위기(Phase shifter)를 배열해 복사소자에 인가되는 전기 신호의 위상을 시시각각 원하는 만큼 조정함으로써 전체 안테나의 빔 방향을 변경할 수 있는 원리를 이용하고 있다. 아래 그림을 보면, 가장 오른쪽 복사소자의 신호를 가장 빨리 생성하고 인접한 배열소자 간의 일정한 위상 차이를 두고 지연 생성한다면 안테나의 빔을 일정한 각도로 편향되게 조향할 수 있다. 이는 전자적으로 위상을 변경하므로 기존의 기계식 회전에 의한 빔 조향 방식과 구별해 전자식 빔 조향 배열(Electronically Scanned Array)이라고 부른다.

위상배열 안테나는 전자적으로 빠르게 빔 조향 각을 변경할 수 있으므로 기존 방식에서는 불가능했던 여러 가지 알고리즘들을 구현 가능하게 했는데, 그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이 소프트웨어 기반의 다기능 레이다를 추구할 수 있는 레이다 자원관리(Radar Resource Management) 알고리즘이다. 레이다 자원관리는 레이다 혹은 상위계층의 시스템이 레이다 및 기타 정보(타 센서 및 운용자 요구 등)를 바탕으로 결정한 레이다의 임무(What to do)를, 어떻게 실행(How to do)할 지에 대하여 업무(task)의 우선순위와 레이다의 자원(빔, 시간 및 처리용량) 및 레이다 변수 등을 상황에 맞게 최적화시키는 알고리즘이다.

예를 들어 고속으로 접근하거나 급격한 기동을 하는 표적에 대해서는 업무의 우선순위를 최상위로 해 추적주기를 빠르게 운용함으로써 양질의 표적 정보를 획득하도록 한다. 즉, 결정된 임무에 따라 레이다의 자원을 실시간 운용체계에 맞게 계획(Scheduling)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이처럼 반복적인 일련의 과정으로 레이다가 여러 기능들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게 한다.

▲ 수동과 능동 위상배열, 어떻게 다른가

배열 시스템에서 최종적으로 전력을 생성 혹은 증폭하는 기능이 안테나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따라 전력증폭소자를 포함하지 않는 수동(passive) 위상배열과 안테나 내부에 전력증폭 소자를 가진 능동(Active) 위상배열로 구분할 수 있다.

수동 위상배열의 경우에는 진공관 형태와 같은 고출력의 단일 전력증폭부가 안테나와 분리되어 있는 시스템으로 반도체증폭기가 널리 사용되기 이전에 개발된 대부분의 위상배열 시스템이 이 부류에 속한다. 고출력을 생산하는 하나의 송신관으로부터 각 복사소자와 위상변위기로 전력을 분배해야 하므로 고출력에 동작할 수 있는 소자를 사용해야 하는 제한사항이 있다. 이는 곧, 전력 손실과 연계되어 결국 시스템의 탐지/추적 성능을 제약하고, 고출력으로 인한 시스템 신뢰도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고출력의 단일 송신관을 초고주파용 반도체 소자로 대체하고자 하는 노력은 1970년대 말부터 미 국방성에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자국의 능동배열(이하 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시스템을 연구개발하며 시작되었다. 이와 같은 반도체 기술은 90년대에 들어 유럽 일부 국가의 개발 노력과 그 결과의 공유로 인해 최근에는 많은 국가들이 소형 저출력의 반도체 송수신모듈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소형 반도체 송수신모듈 내에는 송신기능을 위한 고출력 증폭기와 수신기능을 위한 저잡음 증폭기는 물론 송신과 수신 시 공통으로 위상 및 진폭 제어기능이 통합되어 있다.

 

▲ 소형 반도체 송수신모듈이 모이다

 

AESA 시스템은 응용분야에 따라 수 백 혹은 수 천 개의 소형 반도체 송수신 모듈들로 구성되어 있다. 비유하자면 만일 커다란 마차를 끌고자 했을 때, 그 일을 한 마리의 소가 감당한다면 이는 수동배열 개념이고, 수 천 마리인 쥐의 무리가 일을 분담한다면 능동배열 개념이다. 비록 작은 쥐 한 마리가 끄는 힘은 미미할 지라도 수 천 마리의 쥐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준다면 커다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AESA 시스템에서는 여러 개의 소형 송수신모듈들이 일사불란하게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정밀하게 관리하고 제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 개발되는 대부분의 지상(해상)/함정/항공기탑재 군용 레이다들은 AESA 형태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해상기반 X-밴드 레이다(SBX: Sea Based X-band)는 물 위에 떠서 자체 추진할 수 있는 이동식 레이다 기지로 강풍과 높은 파도에도 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미국의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의 핵심 센서로 유사시 일본 연안까지 이동하여 운용되며, 4만 5000여개의 X-대역 송수신모듈들로 구성되어 탐지거리가 2000km이상이다.

 

▲ AESA 레이다 장점은=AESA 레이다는 최근 변화된 표적환경과 운용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다양한 장점이 있다. 첫째, 반도체 모듈화된 AESA 특징상 증폭기와 안테나 사이의 전기적 손실이 거의 없고, 기계 구조체와 방열시스템의 허용 범위 내에서 반도체 송수신 모듈의 개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 안테나 면적의 확대와 반도체 송수신 모듈의 증가는 레이다의 탐지 및 추적거리를 상당히 증가시킬 수 있다. 이는 먼저 보고 먼저 대응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표적의 스텔스화로 인한 탐지거리의 축소를 어느 정도 보상하는 것이 가능하다.

둘째로 빠른 속도로 안테나 빔의 방향을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주변환경에 적합하게 설계된 여러 기능 또는 운용모드를 거의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 다기능(Multi-function) 혹은 다중모드(multi-mode)의 운용이 가능하다. 또한 다수의 표적에 대해 탐색 빔과 독립적인 빔 운용 정책을 응용할 수 있고, 빠른 대응시간 및 표적 정보의 정확도를 확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구성된 반도체 송수신모듈 중 5~10%의 손실이 발생한다 하더라고 시스템의 성능저하는 미미해 전체 시스템의 정지같은 치명적 손상을 초래하지는 않는다. 또한 반도체로 구성된 안테나는 기존 시스템의 안테나보다 5배 이상의 신뢰도를 갖는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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