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2. 15:03
에너지가 없는 세상, 상상해 보셨나요?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문명의 편리함은 에너지 위에 자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통적 에너지원인 석유, 석탄부터 태양열과 바람, 수소 등을 이용하는 신재생에너지까지 우리는 지금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수많은 에너지 원료 중 현재 가장 많이, 그리고 자주 사용하는 에너지원은 여전히 석유, 석탄을 포함한 지하자원이 대부분입니다. 무려 85%를 차지하고 있죠. 하지만 이러한 지하자원은 고갈과 환경오염이라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인류가 천만 년 넘게 걱정 없이 쓸 수 있는 에너지가 있습니다. 대체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지구에 매장된 에너지원들의 양은 얼마나 될까?
산업혁명 이후 우리가 에너지원으로 가장 많이 소비한 대표적인 지하자원으로 석유, 석탄이 있습니다. 화석연료라 불리는 이것들은 인류에게 비약적인 발전을 선물했지만,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등 여러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죠.
게다가 ‘고갈’의 염려가 있는 한정된 에너지원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과거에 살았던 동식물이 땅에 묻히고 오랫동안 열과 압력 같은 여러 변화를 받아서 만들어진 화석연료들은 그 매장량이 한정적입니다.
현재 사용하는 양으로 가늠했을 때 석유와 천연가스는 향후 40~60년, 석탄은 190년 남짓이면 매장량이 한계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기술의 발달로 채굴할 수 있는 석유의 양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언젠가는 고갈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에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풍력과 태양열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인데요. 오늘날 상당 수준 실용화 단계에 이르렀지만, 낮은 효율과 건설 환경 확보 등 신재생에너지에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적지 않을뿐더러 나날이 늘어가는 인류의 에너지 소비량을 감당하기엔 생산량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약 200년 후에는 에너지 부족이 인류의 삶을 위협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말이죠. 그러나 영화는 영화로 끝낼 수 있게끔, 인류가 새롭게 꿈꾸고 있는 에너지도 있습니다. 바로 태양을 닮은 에너지, ‘핵융합에너지’입니다.
바다가 마르지 않는 한, 핵융합에너지도 마르지 않는다.
인류가 알고 있는 모든 에너지원 중 가장 강렬하고 무한한 것은 아마 태양일 겁니다. 지구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명체들 역시 태양으로부터 다양한 에너지를 얻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태양을 지구 위에 만들면 어떻게 될까요? 만들어진 태양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면요? 이와 같은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 바로 ‘핵융합에너지’입니다.
태양이 에너지를 만드는 방법인 ‘핵융합반응’을 지구 위에서도 구현해 에너지를 얻는 방식입니다. 핵융합은 원소들 중 가장 가볍고 우주에서 가장 많은 원소인 수소를 원료로 합니다.
중수소와 중수소,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핵융합 등 수소를 핵융합하는 방법은 여러 개이지만, 지구에서는 가장 효율적으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이용하는 방법이 우선 연구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핵융합 연료로 쓰이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는 다른 지하자원처럼 고갈의 위험은 없는 걸까요?
물론 한계는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 한계치가 거의 무한하죠. 핵융합의 원료가 되는 중수소는 바닷물을 전기분해하여 얻을 수 있는데요. 바닷물 1L를 전기분해하면 약 0.03g의 중수소가 나옵니다.
‘겨우 이만큼?’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텐데요. 중수소 1.35g과 노트북에 장착된 리튬 배터리 1개만 있으면, 석탄 40t에 맞먹는 전기량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일반 가정집이 약 80년 동안 쓸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이죠.
이처럼 엄청난 효율을 자랑하는 핵융합에너지의 원료인 중수소는 바다에 무려 22조 톤이나 녹아 있습니다. 인류가 수억 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입니다. 또 다른 핵융합 연료인 삼중수소는 자연적으로는 얻을 수 없지만, 핵융합로에서 리튬과 중성자의 반응을 통해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리튬은 지표면에서도 구할 수 있지만 역시 바닷물에서도 얻을 수 있는데요. 현재 약 2300억 톤 가량이 바다에 녹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류가 앞으로 1500만 년은 더 사용할 수 있는 양이죠. 석유나 석탄에 비하면 고갈의 걱정이 없는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특히 삼면이 바다로 되어 있는 우리나라는 더욱 경제적으로 핵융합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죠.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지구엔 없지만, 달에 있는 ‘이것’까지 확보하게 된다면, 미래 핵융합 실험로는 더욱 높은 효율성을 자랑할 수 있습니다.
바로 ‘헬륨-3’인데요. 헬륨-3와 중수소의 핵융합반응을 통해서도 핵융합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헬륨-3는 지구에는 존재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죠.
지구의 대기가 태양풍을 타고 날아오는 헬륨-3를 태워버리기 때문인데요. 전문가들은 대기가 없는 달 표면에는 헬륨-3가 수 m에 이를 정도로 쌓여 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미국과 러시아 등 우주개발 강국은 달 표면의 헬륨-3을 가져오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만약 헬륨-3를 달에서 가져오게 된다면, 인위적으로 삼중수소를 만들어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게 되어 보다 효율적인 핵융합에너지 발전이 가능해질 테죠.
아무도 가지 않은 그 길. 핵융합 상용화
이처럼 풍부한 원료를 밑거름으로 에너지 고갈에 직면한 인류에게 희망이 되어주리라 기대되는 ‘핵융합에너지’. 문제는 아직 상용화 기술이 개발되지 않았다는 것인데요.
인류는 언제쯤 핵융합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일까요? 1934년 두 물리학자의 인공핵융합 실험 성공 이래로, 무려 80년 넘게 핵융합 연구가 이어져 오면서 인류의 새로운 에너지원으로서의 가능성은 충분히 검증되었습니다.
문제는 ‘핵융합에너지를 24시간 동안 발전·가동할 수 있는 기술이 인류에게 있는가’의 여부와 효율성이었죠. 오랜 기간 실험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은 난제들은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이에 전 세계 연구자들은 핵융합 관련 기술들을 한곳에 모아 그 가능성을 최종 검증할 수 있도록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 건설에 머리를 맞대고 있죠. 국제 공동으로 개발되고 있는 ITER는 오는 2025년 첫 플라즈마를 밝힐 예정인데요. 이 ITER가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핵융합 난제 해결을 위한 실험을 시작하면 핵융합에너지 상용화 연구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비록 지구 위에 태양을 만드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가능한 일이 되도록 핵융합 연구진들은 매 순간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인류가 200억 년 동안 에너지 고갈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더 나아가 인류의 삶의 터전인 지구도 아프지 않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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