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 기자 입력 2020.06.12. 06:03
KDDX는 6000t급으로 기존 세종대왕급 이지스함(7600t급)보다 규모는 작지만, 미사일 요격 등 이지스함의 기본 임무 수행이 가능해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린다. 그동안 수주 부진에 시달려온 방산업계는 조 단위 KDDX 사업을 두고 치열한 기 싸움을 시작했다.
이지스 구축함은 미국이 개발한 ‘이지스 전투체계’(ACS)를 탑재한 함정을 일컫는다. 이지스함 1척으로 대공방어와 대함·대잠전·탄도탄 요격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 ‘신의 방패’ 또는 ‘꿈의 구축함’이라 불린다. 건조 비용만 척당 1조원이 넘는다.
방위사업청은 총 6척의 KDDX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이르면 2030년대 안에 우리나라는 이지스함 총 12척을 보유할 전망이다.
지난 2008년 실전 배치된 우리나라 최초의 이지스함 세종대왕급 3척과 현재 추가 건조 중인 8100t급 차세대 이지스함(광개토-III Batch-II) 3척, 그리고 KDDX 6척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세부 성능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KDDX는 성능 면에서 기존 세종대왕급 이지스함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듀얼 밴드 방식의 다기능 레이더뿐 아니라 전방과 후방에 각각 48셀, 16셀의 신형 한국형 수직발사체계(KVLS-II)가 탑재된다. 여기에 초음속 함대함미사일과, 홍상어 대잠유도미사일, 해성-2 함대지 순항미사일 등을 갖춘다.
특히 KDDX 사업은 순수 국내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되는 첫 이지스함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노르웨이에 이어 세계에서 6번째로 이지스함 자체 건조가 가능한 국가로 올라서게 된다. 부형욱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이번 KDDX는 순수 국내 기술로 건조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추후 방산수출까지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지난 3월 취역한 마야함 등 7척의 이지스함을 보유하고 있고, 중국은 구체적인 전력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지스함급으로 분류되는 055형 및 052D형 구축함을 최소 30척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는 나머지 공고가 이달 중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8~9월쯤 접수를 마무리한 뒤, 올 4분기쯤 최종 사업자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방사청은 2023년 하반기까지 기본 설계를 완료하고 이듬해부터 상세 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추진할 방침이다.
사업 규모는 업계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KDDX 사업 개발비는 1조8000억원이며, 양산 비용까지 포함하면 7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수주 부진에 시달려온 방산업계가 이번 수주에 기대감이 큰 이유다. 특히 이번 수주전은 함정 건조와 전투 체계 부문에 있어 업계 최고 기업들이 맞붙을 전망이다.
일단 함정 설계와 건조는 ‘한지붕 두가족’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042660)이 맞붙는다.
한국조선해양 계열사인 현대중공업(009540)은 최초로 이지스함을 건조한 경험이 있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해외 기술에 의존해온 ‘통합 마스트’를 국내 기술로 개발해 KDDX에 탑재할 계획이다.
마찬가지로 다양한 선박 건조 경험이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미국 줌왈트급과 유사한 선수 디자인과 스마트 기술을 대거 탑재한 스마트 함정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KDDX의 두뇌 역할을 할 전투체계 개발 사업은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079550)이 경쟁할 전망이다.
한화시스템은 한국 해군의 구축함, 호위함, 잠수함 등 다양한 전투체계를 전력화한 전례가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LIG넥스원은 레이더부터 지휘 사격통제 시스템까지 센서 투 슈터(Sensor to Shooter)의 개발경험과 고도의 통합역량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LIG넥스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력화된 면배열 능동위상배열레이더 무기체계인 ‘대포병탐지레이더-II’를 성공적으로 개발한 바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네 기업 모두 기술력이나 개발 경험 등에서 상당히 뛰어나기 때문에 우위를 가리기 어렵다"며 "누가 선정될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쟁이 치열할 텐데 결과적으로 우리 군으로서는 잘된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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