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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해군 허점 노리는 北대함미사일의 치명적 공격력

北韓 동향

by 석천선생 2020. 4. 28.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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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0-04-26 10

 

南해군 허점 노리는 北대함미사일의 치명적 공격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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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식 등장 금성 3호 미사일(KN-19).

 

 

4월 14일 오전 7시, 북한 강원 문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사일 몇 발이 발사됐다.

 

이 미사일은 40여 분에 걸쳐 여러 발이 해상을 향해 날아갔으며, 낮은 고도로 약 150km를 비행했다. 북한은 이 미사일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지만, 한미연합 정보당국은 고도와 비행거리 등을 종합해 KN-19, 즉 ‘북한판 우란’으로 분석했다.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SS-N-25 스위치블레이드(Switchblade)로 분류한 Kh-35는 소련이 기존 스틱스(Styx) 대함미사일을 대체하고자 1987년 완성한 아음속 대함미사일이다.

 

미국 하푼(Harpoon) 대함미사일과 구조가 유사해 초기에는 ‘하푼스키(Harpoonski)’라는 별명으로 불렸지만, 엄밀히 따지면 프랑스 엑소세(Exocet) 미사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엑소세의 소련판에 가깝다.



항공모함을 잡기 위한 미사일

해삼급 미사일 고속정에서 발사되는 금성 3호.

 

소련이 이 미사일을 만든 것은 1982년 포클랜드전쟁의 ‘엑소세 폭풍(Exocet storm)’ 때문이다. 아르헨티나군이 쏜 엑소세 미사일은 영국이 자랑하던 최신형 방공 구축함 셰필드(HMS Sheffield)를 일격에 격침하며 소련군 수뇌부를 충격에 빠뜨렸다.

42형 방공 구축함 셰필드는 포클랜드전쟁 참전 당시 취역한 지 7년이 채 되지 않은 최신예 함정이었다.

 

영국은 1967년 이른바 ‘스틱스 쇼크(Styx shock)’ 때문에 소련 대함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방공 구축함을 개발했고, 셰필드함은 스틱스와 같이 100~300m 고도로 날아오는 대함미사일을 효과적으로 요격할 수 있는 고성능 방공함이었다.

 

그러나 엑소세는 해수면 15m 이내 낮은 고도에서 접근해오는 시 스키밍(Sea skimming) 방식의 대함미사일이었고, 셰필드의 레이더는 엑소세 같은 미사일에는 대단히 취약했다. 결국 셰필드는 엑소세 1발에 무력화됐으며, 화재와 유폭을 거쳐 결국 침몰했다.

소련은 포클랜드전쟁에서 시 스키밍 방식의 소형 대함미사일이 가진 위력을 보고 이듬해 즉각 유사 무기체계 개발에 착수했다. 이렇게 개발된 무기가 1987년 등장한 Kh-35, 일명 ‘우란(Uran)’이었다. 우란은 처음부터 소형 고속정과 전투기, 심지어 헬기에도 탑재가 가능할 정도로 소형화하겠다는 목표 아래 설계된 미사일로 기존 소련제 대함미사일과는 성격이 완전히 달랐다.



당시 서방의 표준 대함미사일이던 RGM-84 하푼의 경우 길이가 4.6m, 발사 중량이 690kg인 데 반해 Kh-35는 길이 3.8m, 발사 중량 520kg으로 대단히 콤팩트한 크기로 등장했다. 직전 모델인 스틱스가 길이 5.8m에 발사 중량 2.6t에 달했던 점을 생각하면 엄청난 다운사이징이 아닐 수 없었다.

사실 우란은 소련의 주력 대함미사일로 개발된 것이 아니었다. 소련은 사거리 120km, 순항 속도 마하 3에 달하는 P-270 ‘선번(Sunburn)’, 미국 항공모함을 잡고자 개발된 사거리 550km, 순항 속도 마하 2.5급의 P-500 바잘트(Bazalt) 등 강력한 대함미사일을 다수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소형 미사일의 중요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련이 굳이 상당한 개발비를 들여 이 미사일을 개발한 것은 연안 방어 핵심 전력인 소형 고속정 및 중소형 항공기에 탑재해 미국과 NATO의 상륙함대를 저지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고속정 위주로 편성된 공산권 국가들의 해군력 현대화를 지원하기 위함이었다.

연안함대의 상륙 저지 전력 겸 공산권 해군의 주력 대함미사일로 사용하고자 개발된 우란에는 당시로서는 최신 기술이 적용돼 그 무렵 등장한 대함미사일 중에서는 최상급 성능을 자랑했다.

 

우란의 신기술 가운데 가장 눈여겨볼 만한 것은 우리나라 해성 대함미사일에도 적용된 중간 지점(Waypoint) 경유 비행 능력이다

 

. 쉽게 말해 사전에 여러 개의 웨이포인트를 찍어놓고 미사일이 그 지점을 경유해 표적에 접근하도록 만든 것이다. 이 기능은 1척의 군함에서 4발의 우란을 동시에 발사해 각기 다른 경로로 비행한 뒤 표적 근처에서 합류하게 할 수 있는데, 이렇게 하면 표적은 동서남북 모든 방향에서 동시에 날아오는 미사일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다.



사방에서 동시에 날아오는 미사일

해삼급 미사일 고속정에서 발사되는 금성 3호.

 

 

한국형 구축함을 비롯한 서방 측 군함들에 탑재된 함대공미사일은 대부분 군함의 조사기(Illuminator)로 표적을 계속 조준해야 하는 유도 방식을 채택했는데, 대다수 군함은 조사기가 1~2개밖에 없어 2개 이상의 방향에서 동시에 대함미사일이 날아오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우란의 탄두 역시 위력적이다. 보통 대함미사일은 접촉신관을 사용해 미사일이 군함 외벽에 충돌하는 순간 폭발하지만, 우란은 지연신관을 이용한 관통형 파편탄두를 채택해 명중 후 군함 내부로 파고 들어가 폭발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우란은 하푼보다 훨씬 적은 탄두 중량을 가지고도 하푼과 유사한 파괴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우란이 러시아 이외 해외시장에 풀린 것은 1992년 인도가 처음이다. 이후 이란과 아제르바이잔, 알제리, 베네수엘라, 베트남, 미얀마, 우크라이나 등이 이 미사일을 도입했거나 모방형을 개발했다. 공식적으로 소련(러시아)는 북한에 이 미사일을 판매하거나 공여한 적이 없는데, 한미 정보당국은 2012년부터 북한이 우란과 거의 똑같은 형태의 신형 대함미사일을 확보한 사실을 확인했다.

북한은 이 미사일을 2015년 2월 6일 관영매체를 통해 처음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해삼급 미사일 고속정에서 발사되는 이 미사일이 자체 개발한 금성-3호라고 밝혔다. 곧이어 북한은 이 미사일을 나진급 호위함 탑재용은 물론, 4연장 발사기로 엮어 지대함미사일로도 제작해 배치를 시작했다.

북한은 이 미사일의 사거리를 200km급으로 선전하고 있다. 2017년 6월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지대함 버전의 발사 훈련에서 이 미사일은 약 200km를 날아 공해상의 소형 어선에 정확히 명중됐다. 표면적으로 보면 오리지널 우란보다 더 우수한 성능이다.

그러나 당시 발사에서는 사거리를 200km로 늘리기 위해 시 스키밍 비행을 포기하고 무려 2000m 고공비행을 선택했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표적 명중 장면을 보면 떨어지는 센서 성능을 보완하고자 표적함 곳곳에 레이더 반사 면적을 극대화하기 위한 리플렉터(Reflector)가 도배된 모습이다. 즉 북한은 금성-3호의 성능을 최신형 우란급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미얀마 등에 수출된 초기형 우란의 카피판 정도의 성능만 확보했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문제 많은 한국 해군의 대공 방어 능력

해삼급 미사일 고속정에서 발사되는 금성 3호 미사일.

 

 

금성-3호가 초기형 우란 수준의 성능을 갖고 있다면 현대적인 대공 방어 능력을 갖춘 우리나라 해군 입장에서는 그다지 위협이 되지 않는다. 문제는 한국 해군의 대공 방어 능력이 현대적 수준이라고 하기에는 문제가 좀 많다는 것이다.

현재 대북 해상 방어의 최일선에는 참수리급 고속정(PKM)과 윤영하급 미사일 고속함(PKG), 검독수리-B급(PKMR)이 투입돼 있다.

 

이들의 뒤에는 한국형 호위함(FFG)이, 그 뒤에는 한국형 구축함(DDH)이 지원 전력으로 배치돼 있다. 그런데 문제는 윤영하급과 검독수리-B급은 이렇다 할 전용 대공 무장이 없다는 것이다.

 

대공 레이더는 장착돼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대공 위협을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을 뿐이고, 적 미사일이 날아올 때 이를 요격할 수 있는 수단은 기관포뿐이다.

우리나라 공군의 조기경보기가 비행하지 않는 야간에 북한이 작심하고 남포 앞바다에서 금성-3호를 쏘면 이 미사일은 해발 900m 수준의 불타산맥과 수양산맥의 북사면에 숨어 남하한 뒤 용연반도 끝자락을 돌아 백령도 인근을 초계하는 우리나라 해군 함정을 덮칠 수 있다. 용연반도 끝단에서 백령도 일대 초계 루트까지 거리는 20km가 채 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 함정이 적 미사일의 존재를 즉각 파악하더라도 대응 가능한 시간은 1분 미만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금성-3호의 전자장비가 재밍(Jamming)에 취약할 것이므로 한국군의 주요 전투함에 탑재된 소나타 전자전 시스템으로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미군이 금성-3호에 탑재된 능동 레이더 탐색기의 전파 정보를 한국군에 제공하고, 한국군이 소나타 시스템에 금성-3호를 재밍하기 위한 교란 전파 데이터를 저장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한국군은 북한의 신형 무기체계, 특히 후방 지역에서 진행되는 저출력 레이더 적용 전술 무기체계가 방사하는 전파 특성을 파악할 전자정보(ELINT) 수집 전력이 없다. 호주에 대한 그라울러 전자전기 임대 사례에서 보듯, 미국은 제아무리 핵심 우방국이라 해도 자국이 보유한 전자전 관련 데이터를 타국에 고스란히 넘긴 전례가 없다. 즉 소나타 시스템으로 금성-3호를 효과적으로 소프트 킬(Soft kill)한다는 것은 그저 희망사항이다.

그렇다고 하드 킬(Hard kill)이 가능하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현재 운용 중인 구형 초계함과 호위함은 말할 것도 없고 비교적 신형인 PKG나 PKMR는 적의 대함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대공 무장이 없다. 그렇다고 후방에 백업 전력으로 붙는 한국형 호위함이나 구축함이 대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현행 작전체계에서 호위함이나 구축함은 최전방 초계 전력 후방에 대기하기 때문이다.

인천급 호위함은 유효 사거리가 10km도 안 되는 자함 방어용 RAM과 유효 사거리가 3km도 안 되는 근접방어기관포가 대공 무장의 전부다. 앞으로 배치될 대구급 호위함이나 차기 호위함에 탑재된 해궁 미사일도 사거리가 20km에 불과해 위험을 무릅쓰고 백령도 앞바다까지 오지 않는 이상 북한 미사일에 대응하기 어렵다.

스틱스 쇼크는 1967년, 엑소세 폭풍은 1982년에 있었다. 대함미사일이 주요 위협으로 부상한 지 50년이 넘었고, 치명적인 위협으로 평가되기 시작한 것이 40년 가까이 됐다.

 

북한이 스틱스와 실크웜 등 대함미사일을 대량으로 배치하는 것을 보면서도 함포에 집착하던 한국군은 북한이 스틱스를 대체할 대함미사일로 웨이포인트 비행 능력을 갖춘 신형 미사일을 준비 중이라는 정황이 드러난 2010년대에 이르러서야 서방 선진국 기준으로 1980년대 수준의 개함방공(Point Defense Anti-Air Warfare) 능력을 가진 전투함을 차기 호위함이랍시고 1조7000억 원을 들여 6척이나 찍어냈다.



언제나 ‘뒷북’인 한국군의 방위력 증강

북한 금성 3호 미사일 발사 훈련.

 

한국군의 방위력 증강은 언제나 ‘뒷북’이었다. 의사결정체계가 가뜩이나 느린 데다, 현존 위협에 대한 분석에만 치중하다 보니 그 위협에 대응할 무기가 배치될 무렵이면 적은 이미 새로운 위협을 들고 나오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 군사력은 낙후돼 보이지만 치명적이고, 한국 군사력은 첨단화된 것 같지만 허술하다. 이 때문에 한국군은 북한의 기습적인 도발에 항상 허를 찔려왔다. 한국군은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언제쯤 끊어낼 수 있을까.







주간동아 2020.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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