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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방사포, 타격보다 위협에 초점..탄도미사일 수준으로 진화

大韓民國 國土防衛

by 석천선생 2019. 12. 6.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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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완 기자 입력 2019.12.05. 21:34 

       

[경향신문]

사진제공. AP연합뉴스·연합뉴스

서울 불바다·연평도 포격…

대남 위협 최전선의 무기

올해 공개한 두 종류 신형

각 구경 400㎜·600㎜ 추정

사거리도 최대 250㎞ 비행

유도·회피 기동 가능한 듯

군 “탄도미사일과 유사”

한국엔 다연장로켓 ‘천무’

230㎜급 1분 내 12발 발사

북보다 적지만 성능 월등


전쟁이 일어나면 서울은 불바다가 되고 만다.”


 1994년 3월 판문점에서 열린 8차 남북 실무접촉에서 북측 대표가 한 말이다. 이 발언 때문에 남측 일각에서는 전쟁을 우려한 ‘사재기’ 소동이 발생했다.


‘서울 불바다’ 위협의 근거가 되는 주요 무기체계 중 하나가 ‘방사포’이다. 방사포는 북한의 대표적인 대남 재래식 억지 전력이다.


북한은 올해 들어 신형 방사포 두 종류를 공개했다.


 ‘초대형 방사포’와 ‘대구경 조종 방사포’다. 이들 방사포는 기존 방사포보다 구경이 커지고 사거리도 대폭 증가했다. 비행 궤적과 위력 등을 고려할 때 실제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은 남측의 방어체계 무력화를 꾀하면서, 노후된 ‘스커드’ 계열의 단거리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방사포 계열의 신형 무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 전방에 3000문 이상 배치


방사포는 ‘다연장로켓’(MLRS)을 일컫는 북한식 표현이다.


 다연장로켓은 수십개 상자형 발사대에서 로켓탄을 동시에 발사하는 무기이다. 짧은 시간에 로켓탄을 대량으로 퍼부어 집중 타격하는 수단이다. 차량 등을 이용해 이동할 수 있어 기동력도 우수하다.


 전통적인 다연장로켓은 유도 기능이 없어 명중률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최근 유도 기능에 회피 기능까지 갖춘 로켓탄도 등장하고 있다.


다연장로켓을 처음 사용한 국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옛 소련이다. 소련이 1941년 다연장로켓을 이용해 개활지에 있는 독일군에 큰 타격을 입히면서 유명해졌다.


 북한도 한국전쟁 때부터 다연장로켓을 사용했고 이를 방사포로 지칭했다.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때도 북한은 방사포를 이용했다.


북한은 방사포 5500여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은 육군 전력의 약 70%를 평양~원산 라인(군사분계선에서 약 100㎞ 거리) 아래쪽에 주둔시켰다. 이 때문에 3000~4000문의 방사포가 군사분계선에 인접한 최전방에 배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107·122·240·300㎜ 등 여러 구경의 방사포를 실전 배치했다. 이 중 수량이 가장 많은 122㎜ 방사포는 발사관이 12·18·30·40개 등 종류가 다양하다.


사거리는 20~40㎞가량이다. 240㎜ 방사포는 발사관 12개와 진화된 22개짜리가 있는데 사거리는 60~70㎞로 알려졌다.


300㎜ 방사포는 2015년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비교적 최근 무기체계이다.


 발사관은 8개로 최대 사거리는 200㎞가량이다. 240㎜ 이하 방사포가 수도권까지만 위협했다면, 300㎜ 방사포는 육해공군 본부가 모여 있는 충남 계룡대도 사정권에 두고 있다.


이들 방사포는 초당 1~2발을 쏠 수 있다. 40개 발사관이 장착된 방사포는 20초 내 40발을 모두 쏠 수 있는 것이다.

■ 대표적인 대남 억지 재래식 전력


북한의 방사포는 대표적인 재래식 공격 수단이다. 특히 남측 수도권 등에 동시다발적으로 다량의 탄을 쏟아부을 수 있는 만큼 대남 재래식 억지 전력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남측에 가장 위협적인 북한의 재래식 무기로 흔히 ‘장사정포’를 꼽는데, 장사정포는 사거리가 긴 방사포와 야포 등을 일컫는다.


기존 방사포는 유도 기능이 없어 정밀도가 떨어지지만 다수 물량으로 상대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다.


북한은 미국·중국·러시아 등 주요국보다 많은 양의 방사포를 운용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5일 “방사포는 목표물을 정밀하게 타격하는 게 아니라, 전쟁 초기에 상대방에게 위력을 보여주고 제압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

방사포는 로켓탄을 발사한 뒤 차량 등을 이용해 몸을 숨길 수 있다.


 로켓탄을 쏜 뒤 상대의 보복타격을 피하는 데 유용하다. 또 비행 고도가 낮고 비행 시간도 짧아 공중 요격이 쉽지 않다. 방사포는 발사 징후를 사전 탐지해 선제타격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

 

지난해 남북이 9·19 군사합의에서 향후 군비통제 문제 등을 논의할 군사공동위원회를 꾸리기로 했을 때도 북한의 방사포를 비롯한 장사정포의 후방 배치 사안은 쉽게 다루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 남북 간 군사적 신뢰가 공고해지지 않는 이상 방사포 등을 뒤로 무를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정부가 2004년부터 전국에 분산된 미군기지를 경기 평택으로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현재 경기 동두천에 있는 미국 210화력여단이 잔류하고 있는 것은 북한의 방사포 위협과 무관치 않다.


 북한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포병전력을 갖춘 뒤 210화력여단을 평택으로 이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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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군, 다연장로켓 ‘천무’ 보유

         

선보였다. 지난 7월31일과 8월2일 ‘대구경 조종 방사포’를 시험발사했다.


 이 방사포는 최대 250㎞를 비행했다. 북한이 정확한 제원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군 당국은 해당 방사포의 구경을 400㎜가량으로 추정한다. 기존 300㎜보다 사거리와 위력이 한층 높아진 것이다.


북한 매체는 당시 “시험사격을 통해 목적한 고도억제 수평비행 성능과 궤도 변칙 능력, 목표 명중성, 전투부 폭발 위력이 만족스럽게 확증됐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대구경 조종 방사포는 기존과 달리 정밀유도 기능이 탑재된 것으로 보인다. 또 ‘궤도


한국군은 200여문의 다연장로켓을 운영 중이다.


 한국군 최초의 다연장로켓은 1981년부터 실전 배치된 구룡(K-136)이다. 구룡은 36개 발사관에서 130㎜ 로켓탄을 쏠 수 있다. 36발을 18초 안에 모두 소진할 수 있으며 사거리는 23~36㎞이다.


구룡을 대체하기 위해 2015년 실전 배치한 다연장로켓이 바로 ‘천무’(K-239·사진)다. 2006년 소요제기를 통해 2009년부터 1300억원이 투입돼 개발됐다.


천무는 기존 130㎜ 로켓탄은 물론 227㎜ 무유도 로켓, 239㎜ 유도 로켓 등을 발사할 수 있다.


 230㎜급 로켓은 12발을 1분 내에 쏠 수 있다. 사거리는 80㎞가량이다. 천무는 120대 이상이 전방 등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사거리 100㎞ 이상의 400㎜ 로켓탄을 운용할 수 있는 ‘천무-2’도 개발 중이다. 군 관계자는 “다연장로켓 숫자는 북한보다 적지만 성능 면에서는 월등히 뛰어나다”고 했다.


■ 구경·사거리 늘어난 신형 방사포


북한은 올 들어 신형 방사포 두 종류를 변칙’ 등의 표현으로 미뤄 전문가들은 종말 단계에서 ‘풀업’(급상승)처럼 요격을 회피하기 위한 기동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실제 중국의 A200·A300 다연장로켓도 회피 기동이 가능하다.


8월24일에는 ‘초대형 방사포’라는 신형 무기도 등장했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구경은 600㎜ 안팎으로 추정된다. 초대형 방사포의 시험발사는 지난달 28일까지 모두 네 차례 이뤄졌다.

 

군 당국은 첫 발사 때는 추진체 성능을, 9월10일 두 번째 발사에서는 정밀유도 기능을 시험한 것으로 평가한다.


10월31일부터는 방사포의 핵심 성능인 연속발사 기술을 검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달 28일 네 번째 시험에서는 2발의 발사 간격이 30여초로 대폭 단축됐다.


 연속발사 기술이 어느 정도 완성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600㎜급 다연장로켓을 만든 것은 북한이 처음이다.


 북한 매체도 초대형 방사포를 두고 ‘세상에 없는 강위력한 무기체계’라고 자평했다.


■ 노후된 스커드 대체 목적

그러나 군 당국은 북한의 신형 방사포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평가하고 있다.

 고도와 사거리, 비행 궤적 등이 탄도미사일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비행 속도도 마하 6 이상으로 방사포로 평가하기에는 상당히 빠른 편이다. 모두 고체연료를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

 

미사일 전문가인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초대형 방사포는 탄도미사일로 봐야 한다”며 “여러 개 발사관에서 동시에 쏘기 때문에 북한은 방사포라고 명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탄도미사일보다 직경과 탄두 중량을 줄인 대신 여러 발을 동시에 쏴 상대의 요격을 어렵게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신형 방사포는 도입한 지 오래된 스커드 계열 탄도미사일을 대체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스커드 미사일은 발사대 1개에서 1발만 쏠 수 있고 액체연료를 주입하는 과정도 복잡했다”며 “북한이 대남 타격 수단을 고체연료인 신형 방사포 계열로 바꾸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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