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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설 74년 맞은 해군..'대양함대' 거듭날까

大韓民國 國土防衛

by 석천선생 2019. 11. 1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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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찬의 軍]

박수찬 입력 2019.11.10. 06:01

                    
3군 사관생도 합동순항훈련전단이 5일 진해 해군기지에서 출항하며 15일간의 교육훈련에 돌입했다. 3군 사관생도 합동순항훈련을 앞둔 육해공군 사관학교 2학년 생도들이 태극기에 경례하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해군 제공
1945년 11월 11일. 대한민국 해군의 모체인 해방병단(海防兵團)이 모습을 드러낸 날이다. 초대 해군참모총장 고 손원일 제독이 이날 창설한 해방병단은 1894년 7월 조선 수군이 폐지된 지 51년만에 우리나라의 바다를 지킬 해군이 탄생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오는 11일은 해군이 창설된 지 74년이 되는 날이다. 미국의 군사원조에 의존하던 해군은 과거의 모습에서 벗어나 첨단 함정들을 국내에서 건조하는 군대로 거듭났다.


750t 미만의 고속정을 앞세워 북한의 북방한계선(NLL) 침범을 저지하던 해군은 세계에서 소수 국가만 보유하고 있는 대형 이지스구축함을 운용하는 군대로 탈바꿈하며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일본을 비롯한 주변국의 견제가 강화되면서 대양함대의 꿈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해군 초계함들이 가상 표적을 향해 함포를 발사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70여년만에 전략적 억제 능력 ‘눈앞’ 
        

1960년대까지 해군의 주력은 미국에서 지원한 함정들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막대한 수량의 잉여함정들을 떠안은 미국은 함정들을 1950년대부터 우방국에 제공해 동맹관계를 강화하고 공산 진영의 군사적 활동을 견제하는데 활용했다. 


미국이 우방국에 넘긴 함정들은 대부분 1940년대 건조된 것으로, 그 당시로서는 우수한 성능을 갖추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잉여함정이 노후화되자 성능개량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우방국의 해군력 증강을 지원했다. 


한국도 6.25 전쟁 직후 미국에서 지원받은 함정들을 북방한계선(NLL) 일대에 배치, 북한 간첩선과 고속정 남하를 저지했다.


 특히 1950년대 중반에 인도된 DE급 호위구축함은 3인치 함포에 사격통제레이더가 장착돼 북한 간첩선을 정확히 파괴할 수 있었다.

세종대왕함이 지난 8월 25일 동해 독도 일대서 실시된 영토수호훈련에 참가해 독도 앞바다를 지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하지만 1967년 이스라엘 구축함이 이집트 해군의 러시아제 오사급 고속정에서 발사한 스틱스 대함미사일 공격으로 침몰하면서 ‘미사일 쇼크’에 놀란 해군은 소형 고속정 건조에 나섰다.


 북한도 이집트처럼 러시아제 오사급, 코마급 고속정을 도입하고, 샘릿 지대함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미사일 전력을 늘리고 있지만, 대양함대를 표방하던 미국은 한국에 제공할 고속정이 마땅치 않았다.

 해군이 고속정 확보에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참수리급과 백구급 등 함포와 기관포, 미사일을 장착한 고속정을 만들면서 군함 설계 건조 기술을 익히기 시작한 해군은 1980~1990년대 울산급 호위함과 포항급 초계함을 건조해 배치하면서 활동영역을 넓혔다.


 이후 광개토대왕급과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을 확보, 적 대함미사일을 요격하는 함대공미사일 운용 능력을 확보한 해군은 ‘신의 방패’라 불리는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한 세종대왕급 구축함을 만드는데 성공한다. 

 

최신 함정 건조가 지속되면서 해군 전력은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북한의 대함미사일 요격능력조차 부족했던 해군은 현재 수백㎞ 거리에서 발사되는 북한 탄도미사일을 탐지해 추적한다.


 장보고급과 손원일급 잠수함 18척에 미사일 운용능력을 갖춘 도산안창호급 잠수함도 취역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존에는 한반도 해역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지금은 아프리카 아덴만에 청해부대를 파견해 상선들을 보호할 정도로 활동 범위가 넓어졌다. 그만큼 해군의 전략적 능력이 향상된 셈이다.


해군 윤영하급 유도탄고속함이 40㎜ 기관포를 사격하고 있다. 해군 제공
◆주변국 견제, 함정 건조 현실화 등 과제 
          

현재 해군 규모는 함정 150여척과 항공기 70여대, 병력 4만10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소형 고속정 위주인 북한과 달리 먼 바다에서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대형 함정들을 보유, 독자적인 작전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해군이 동아시아 해역에서 주도적인 활동을 펼치기까지는 적지 않는 난관이 남아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의 해군력 증강은 우리 해군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러시아가 만들던 항공모함 바리야그를 개조한 랴오닝호를 2012년 배치했으며, 중국이 국내에서 독자 건조한 항모도 취역을 준비하고 있다.


 헬기와 공기부양정 등을 탑재하는 3만3000t급 대형 상륙함을 지난달 진수해 상륙작전 능력도 강화했다. 


해군 대형수송함 독도함과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 최영함이 기동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함정에 대해 저공위협비행을 감행했다. 

일본도 중국의 항모 보유에 맞서 헬기항모 이즈모함을 F-35B 수직 이착륙 스텔스 전투기를 운용하는 경항모로 개조하기로 했다.


 또한 2023년까지 호위함 54척, 이지스구축함 8척, 해상초계기 65대, 해상작전헬기 80대, 잠수함 22척을 보유해 동아시아 해상패권을 장악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군용기의 카디즈(KADIZ, 한국방공식별구역) 무단진입, 일본 초계기 저공위협비행 등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의 군사적 압박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우리 해군이 자유롭게 움직일 공간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은 지난해와 올해 전략폭격기 또는 정찰기를 동해 카디즈로 출격시키면서 해군 함정을 동해로 파견해 입체작전을 펼쳤다.


 일본 초계기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동해와 남해 일대에서 한국 해군 중국과 일본의 움직임은 한국 해군을 토끼몰이 하듯 몰아붙여 한반도 연안에 붙잡아두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중국과 일본의 공세에 밀리면 동해와 남해 먼바다와 카디즈는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의 놀이터가 되어버린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대목이다.


해군 인천급 호위함과 AW-159 해상작전헬기가 잠수함 탐지 훈련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
료사진
         
다양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해군 전력 구조를 만드는 일도 쉽지 않다. 해군은 지난달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이지스구축함과 경항모 외에 북한 내 전략표적을 동시에 타격할 합동화력함, 주변국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기술로 건조되는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무인수상정, 해양정보함, 차기상륙함 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첨단 장비 탑재 비중 증가로 함정 건조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해군의 미래 구상이 제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세종대왕급 구축함은 척당 건조비가 1조원에 달했다.


 6척이 건조될 예정인 KDDX는 개발비까지 포함해 7조원이 넘는 비용이 소요될 예정이다. 막대한 비용을 효과적으로 조달할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예산 삭감 압박에 따른 전력 증강 계획 축소 등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


. 군 소식통은 “정부와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해 해군력 증강 공감대를 넓히면서 함정 건조 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한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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