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 외곽을 도는 새로운 위성 20개가 무더기로 추가 발견됐다. 이로써 토성 주변 위성 수가 82개로 확 늘어나면서 목성(79개)을 제치고 태양계에서 위성이 가장 많은 행성이 됐다.
스콧 셰퍼드 미국 카네기과학연구소 연구원이 이끈 국제천문연맹(IAU) 소행성체센터 연구진이 하와이 섬 마우나케아천문대에 있는 스바루 망원경으로 관측한 결과, 토성 주변에서 위성 20개를 새롭게 발견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셰퍼드 연구원은 "이 위성은 대부분 토성 형성 초기 주변에 있던 파편이 토성 중력 때문에 붙잡혀 위성이 된 것"이라며 "1990년대 후반 이후 목성이 태양계에서 위성이 가장 많은 행성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발견으로 토성이 위성 수에서 목성을 앞지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관련 교과서 내용이 바뀌어야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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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발견된 위성은 모두 지름이 5㎞ 안팎으로 토성에서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진 외곽을 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7개는 토성의 자전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공전하는 '역행 위성'으로 토성 주변을 한 바퀴 도는 데 3년 이상이 걸린다.
셰퍼드 연구원은 "역행 위성은 기존 토성 위성 간 충돌이나 위성과 외부 천체 간 충돌로 형성됐을 수도 있고, 아예 토성 옆을 지나가던 소행성이나 혜성이 끌려 들어왔을 수도 있다"며 "충돌로 형성됐다면 최소 3개 천체가 충돌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새로 발견된 역행 위성 중 하나는 현재까지 알려진 토성 위성 중 토성과의 거리가 가장 먼 것으로 확인됐다.
역행 위성과 반대로 토성의 자전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공전하는 나머지 3개 '순행 위성' 중 하나는 역행 위성과 방향만 반대일 뿐 비슷한 궤도에서 발견됐고, 다른 순행 위성 2개는 좀 더 반경이 작은 타원형 궤도에서 2년 주기로 토성 주위를 공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성 궤도를 분석하면 각 위성이 어디에서 비롯됐고 당시 어떤 조건에서 형성됐는지 등에 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장은 "어떤 천체가 일정한 주기로 토성 주변을 돈다는 것이 이론 예측과 관측을 통해 입증돼야 위성임을 알 수 있는데, 이번에 발견된 위성은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고 토성에서 떨어진 거리가 멀어 그동안 확인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연구진이 이번에 위성을 확인하기 위해 활용한 관측 데이터는 2004~2007년 촬영된 것이다.
토성에서 새로운 위성이 발견된 건 2007년 '타르케크' 등 3개 위성이 발견된 이후 12년 만이다. 최초로 발견된 토성 위성은 1655년 발견된 '타이탄'으로, 지름이 5151㎞이며 가장 규모가 크고 토성과 매우 가까워 공전 주기가 15.9일로 짧다.
한편 태양계 행성 가운데 토성과 목성 다음으로 위성이 많은 행성은 천왕성(27개)과 해왕성(13개)이다. 화성에는 '포보스'와 '데이모스' 등 위성 2개가 있고 지구 위성은 달이 유일하다. 수성이나 금성은 위성이 없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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