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8.18. 12:03 수정 2019.08.18. 13:19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흐르는 물이나 바람으로부터 몸을 숨길 수 있는 클로킹 기술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송영석 단국대 교수와 윤재륜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새로운 개념의 유체역학적 메타물질(metamaterials)을 개발하고 사물 은폐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메타물질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특성을 갖도록 설계된 인공 소재다. 이른바 '투명망토'에 관해 설명할 때 이 메타물질이 기반 기술로 주로 언급된다.
이론적으로 투명망토는 광학적으로 비어 있는 공간을 창조하고, 그 공간에 물체를 둬 보이지 않게 하는 원리를 활용한다.
메타물질로 굴절률 분포를 변형해 물질을 광학적으로 숨기는 방식이다
.
연구진은 투명망토 개념을 유동학적으로 접목했다.
예컨대 강물은 바위를 만나면 그 앞뒤로 흐름(유동)이 미묘하게 흐트러진다. 기체나 액체 같은 유체는 다 같은 현상을 보인다.
메타물질은 이런 자연 현상을 묘하게 뒤틀어 놓는다.
수학적 설계와 변형을 통해 유체 흐름을 완전히 배제한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특정 공간 주위로 좌표 공간을 압축하면, 가운데 공간이 유체역학적으로 비게 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
다시 말해 유체가 장애물을 만나도 기존 흐름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안에 놓인 물체는 당연히 유동 항력(운동할 때 받는 저항력) 영향을 받지 않는다. 연구진은 이곳을 '무항력(drag-free) 공간'이라고 이름 붙였다.
항력은 공기 중을 움직이는 자동차나 비행기, 물에서 움직이는 선박이나 잠수함 제조 과정에서 중요한 힘이다. 항력을 최대한 줄여야 더 적은 힘으로 멀리 이동시킬 수 있어서다.
메타물질 연구를 실제 현실에 응용할 수 있다면 비행기 같은 운송수단은 마치 진공 공간을 주행하는 것처럼 움직일 수 있어서 엄청난 연료 효율 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투기나 미사일 속도도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진다. 소리나 유동을 통해 탐지할 수도 없다.
송영석 교수는 "반드시 보호해야 할 구역을 메타물질로 감싸도록 건축물을 설계하면 재난 방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유동 제어 분야의 독창적인 전략인 만큼 지속해서 관련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과 교육부·한국연구재단 이공학 개인기초연구사업으로 수행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13일 자에 실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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