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효식 입력 2019.08.12. 01:01 수정 2019.08.12. 07:13
미·중 경제전쟁을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 국장이 주도한다면, 군사 패권 경쟁은 마크 에스퍼 신임 국방장관이 선봉장이다.
그는 미국이 러시아와 중ㆍ단거리 핵전력 금지 협정(INF)을 탈퇴한 다음 날인 지난 3일 “새로 개발하는 중거리 크루즈 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아시아에 배치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INF란 구속에서 벗어나자마자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미사일 위협부터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에스퍼는 지난달 16일 상원 군사위 인준청문회에서 이미 이를 예고했다. “난 우리가 처한 전략적 환경을 냉정하게 평가한 미 국방전략(NDS)의 열렬한 신봉자”라며 “중국ㆍ러시아 같은 강대국 경쟁자가 제기하는 위협 때문에 전군에 걸친 고강도 군사분쟁에 다시 집중하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에스퍼도 청문회에서 “냉전에서 우리가 승리했던 건 소련엔 군사력 외에 최종 승리를 위한 경제력이 없었던 때문”이라며 “하지만 중국이 우리를 따라잡는 것은 물론 능가하는 게 시간 문제인 경제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점이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의 많은 나라가 이미 중국의 영향력을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며 “그것은 패권이며, 지역 전체의 종주국 행세를 한다”라고도 했다. 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도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과 언젠가 분쟁에 대비해 INF 사거리(500~5500㎞)의 미사일을 자체 개발해야 하며 중거리 미사일 요격에 실수가 없도록 미사일 방어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레이시온은 한국에서도 운용 중인 단거리 육군 전술지대지미사일(ATACMS)을 향후 대체할 단거리 종심 타격(Deep Strike) 미사일도 개발 중이다.
지상 발사 크루즈 미사일은 8월 내 첫 시험 발사를 계획하고 있었지만, 민주당이 장악한 미 하원에서 9600만 달러 개발 예산에 대해 공대지ㆍ해상발사 미사일과 중복투자 우려를 제기하며 보류한 상태다. 공화당 상원과 조정에 실패할 경우 예산 확보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향후 2~3년 내 개발이 완료될 경우 가능한 배치 시나리오도 나왔다.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예산평가센터(CSBA)는 지난 8일 발간한 '미국의 전구급(Theater) 사거리 미사일 재도입' 보고서에서 대만 침공과 같은 중국과 분쟁에 대비해 일본 오키나와에 중거리 크루즈 미사일, 괌에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배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미국 또는 한국ㆍ일본을 핵탄두 장착 탄도미사일로 공격하려는 상황에선 이미 한반도에 배치한 단거리 미사일 외에 일본에서 중거리 미사일로 북한의 이동식 발사대를 신속하게 제압할 수 있다고도 했다.
CSBA는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가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때처럼 중국의 강압적 반발을 부를 수 있지만, 과거 퍼싱Ⅱ 탄도미사일과 그리핀 크루즈 미사일처럼 중국과 러시아를 새로운 군축협정에 참여하게 하는 자극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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