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윤정원 입력 2019.04.18. 22:22
Q. 저는 7세 남아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제가 좀 엄격한 편이라 종종 아이의 행동을 통제하는데요, 지금은 아이가 순응하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될 지, 더 성장하면 반항하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제가 성향을 바꾸는 건 힘들 거 같은데 어떻게 해야 아이와 더 잘 지낼 수 있을까요?
A. 아이를 양육하는데 부모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부모에게서 원인을 찾고 책임을 묻기도 합니다. 부모 역할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과 상식은 책임감이라는 요소를 포함하여 다시 한 번 각인되는 경향이 있고, 아이를 올바르게 성장시키는데 부모의 역할은 늘 강조되고 있습니다.
부모 역할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생각해보는 것은 부모가 그 역할을 수행하는데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습니다. 성장의 주체는 아이이고 부모는 역할을 한다는 단순하지만 명확한 명제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부모와 자녀를 심리적으로 구분지어야 부모의 역할에 대한 이해가 충분할 수 있으며 자녀를 자녀의 삶으로 인식할 때 인격적인 존중이 가능해 집니다.
◇ 나는 어떤 양육태도를 가진 부모인지 먼저 점검해 보기 바랍니다
버클리 대학 아동발달전문가이자 임상심리학자인 다이애나 바움린드(Diana Baumrind)는 부모의 양육 유형을 4가지로 구분했습니다. ▲귄위 있는 부모(민주적인) ▲권위주의적 부모(독재적인) ▲허용적인 부모 ▲혼란된(방임적인) 부모인데 각 유형의 특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권위 있고 민주적인 부모는 자녀의 생각과 의견을 경청하지만 필요할 경우에는 통제와 엄격한 훈육을 합니다. 확고하고 합리적인 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한다는 점이 특징이고 권위 있는 부모의 자녀는 감성지능이 높고 사회적 책임이 강하며 독립적입니다.
반면 권위주의적이고 독재적인 부모는 자녀에 대한 통제와 요구 수준이 높으며 자녀가 자신과 다른 의견이나 신념을 갖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독재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독재적인 부모의 자녀는 자존감이 낮고 불안이 높으며 불만이 많고 성장하면서 반사회적인 성향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허용적인 부모는 비교적 온정적이고 자녀의 요구를 수용하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관대하거나 일관성이 없을 수 있으며 생활 속에서 규칙과 질서가 바로 잡히지 않아서 아무 때나 식사를 한다거나 TV 시청을 제한 없이 하기도 합니다. 허용적인 부모의 자녀는 충동적이거나 반항적이며 의존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혼란되고 방임적인 부모 양육 유형은 자녀에게 관심이 적으며 자녀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부족한 편으로 자녀보다는 부모 자신의 일이나 상황이 복잡하거나 바쁠 수 있습니다. 방임의 양육태도는 자녀를 무기력하고 자존감을 낮게 만들 수 있으며 또래 관계를 적절하게 형성하기 어려워 사회성에 대한 문제가 유발되기도 합니다.
자신의 양육태도가 어느 유형에 가까운지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 부모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부모도 다양한 이유로 형성된 정서와 반복되는 행동 패턴이 있기 때문에 잘못된 부분을 인식한다고 하더라도 변화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질문자님처럼 자신을 인식하고 노력하는 태도도 중요하지만, 막연하게 생각하기보다는 구체적인 행동에 대한 설정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자녀를 통제하는 유형이라면 일상생활 속에서 잔소리가 많을 수 있으므로 언제 어떻게 잔소리를 하는지 파악하고 제한 설정을 시도해 보면 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옷을 벗으면 제 자리에 두라'고 한 번 잔소리 했다면, 나중에 다른 잔소리는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옷과 관련된 잔소리는 하지 않도록 제한 설정을 하는 것입니다.
부모의 불안한 심리가 자녀를 통제하게 된다는 자신의 마음에 대한 이해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쉽게 바뀌지는 않지만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부모-자녀 관계에 변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부모 자신의 특성과 부모-자녀 관계는 연관되는 부분이 있지만 면밀히 살펴보면 다를 수 있다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자신은 불안이 높은 성향이지만 부모-자녀 관계에서 부모의 역할을 수행할 때는 관계의 주체를 자녀에게 두고 자신의 불안은 조절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자신과 부모의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의 분화된 인식이 중요합니다.
부모와 자녀가 잘 지낸다는 것은 인간관계의 기본적인 요소들과 같은 맥락입니다. 관계를 잘 맺고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대의 말을 경청하기, 끝까지 들어주기, 비난하지 않기,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기 등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부모와 자녀가 잘 지내려면 부모의 양육태도와 자녀의 기질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 전에 관계에 가장 기본이 되는 덕목들을 확인하고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 그러니, 평소에 충분히 대화하세요
자녀 입장에서도 부모를 이해하고 잘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소에 충분히 대화 한다면 서로에 대한 생각을 알 수 있고 오해도 방지도 할 수 있어서 갈등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생각과 느낌은 언어로 표현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화를 하지 않고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추측하고 상상한다면 불통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소통이 잘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부모-자녀가 더불어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한양아동가족센터 상담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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