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2.02. 10:30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시그너스, 피스아이, 슬램이글, 파이팅 팰콘…'
우리 공군이 운용하는 핵심 전력을 부르는 명칭이다. 1호기가 전력화된 공중급유기(KC-330)와 항공통제기(E-737), F-15K·KF-16 전투기 등 핵심 항공기는 각각 고유의 이름이 있다.
공군의 한 관계자는 2일 "국민들에게 우리 항공무기에 대한 친근감을 주고, 부르기 쉽도록 고유 명칭을 정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국민 공모나 이들 항공무기를 운용하는 부대의 자부심 등을 담아 이름을 짓는다"고 말했다.
30일 '전력화' 기념 행사가 열린 공중급유기 KC-330의 명칭은 '시그너스'(Cygnus)로 명명됐다. 전 공군 장병을 대상으로 작년 11월 2주간 명칭 공모를 했다. 1천806명이 공모에 참여했고, 심의를 거쳐 시그너스로 정했다고 공군은 설명했다.
공군이 별자리 백조자리를 뜻하는 시그너스로 이름을 지은 것은 하늘에서 급유하는 KC-330의 모습이 마치 백조가 날갯짓을 하는 모양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공군이 찍어 언론에 제공한 사진을 보면 급유를 받을 전투기들이 KC-330의 양 날개 쪽에서 'V'자 대형을 이루고 있다.
백조떼가 하늘을 날 때 유지하는 대형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공군 관계자는 "KC-330이 하늘에서 급유하는 모습은 백조 떼가 'V자' 대열로 하늘을 나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군용기가 자주 출몰하는 이어도 인근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까지 '우아하게' 날아가, 임무를 수행하는 전투기에 급유한다. 독도 인근 KADIZ를 진입하는 타국 군용기에도 대응하는 전력으로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KC-330은 '우아한 이름'을 가졌지만, '비수'(匕首)를 품은 공군의 대표적인 전략무기 중 하나로 꼽힌다.
KC-330에서 'K'는 미국식 군용항공기 분류상 급유기(Tanker)라는 뜻이다. 그래서 미국의 급유기는 KC-135, KC-46로 불린다. 'C'는 수송기(Cargo)의 약자이다.
'하늘의 지휘소'로 불리는 E-737 항공통제기는 '피스 아이'(Peace Eye)란 이름을 가졌다.
평화를 지키는 파수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공군이 2008년 장병과 국민을 상대로 명칭을 공모했을 때 '카르구스'(KArgus), '스카이 커맨더'(Sky Commander), '가디언'(Guardian), '에어 가디언'(Air Guardian), '피스 파인더'(Peace Finder) 등의 색다른 이름들이 나왔다.
결국 심사를 거쳐 하늘 위에서 평화를 수호하는 눈이란 뜻으로 공모한 피스 아이가 낙점됐다. 이후 평화를 지키는 파수꾼이란 뜻으로 굳어졌다.
우리와 같은 보잉 737기종을 공중조기경보기로 사용하는 호주는 'Wedgetail'(호주에 서식하는 독수리), 터키는 'Peace Eagle'로 각각 부르고 있다.
피스 아이는 이름대로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 임무를 톡톡히 수행해냈다. 북한이 2017년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를 시험 발사했을 때 발사 후 1분 만에 처음 탐지했다.
4대가 실전 배치된 데 이어 추가 도입 계획이 '2019~2023년 국방중기계획'에 반영됐다. 최소 2대 이상을 도입한다.
공군의 주력 F-15K의 이름은 '슬램 이글'(Slam Eagle)이다.
'전승(全勝)을 달성하는 하늘의 절대강자'임을 상징하고자 '전승을 거두다' 또는 '타격을 가하다'는 의미의 '슬램'(Slam)과 F-15의 상징인 '이글'(Eagle)을 조합해 이름을 지었다. 2005년 12월 대구 공군기지에서 국방장관까지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명명식 행사를 치렀다.
기름을 가득 채우고 출격하면 1천800㎞ 이상의 전투행동반경을 갖기 때문에 한반도 전 영역에 대한 전략 표적 공격과 응징보복 작전을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슬램 이글'이란 이름을 얻었다.
또 다른 주력 전투기인 KF-16은 '파이팅 팰콘'(Fighting Falcon), 즉 '싸우는 매'로 불린다. 국내에서 만든 첫 다목적 경공격기인 FA-50은 싸우는 독수리라는 뜻의 '파이팅 이글'(Fighting Eagle)이란 이름을 가졌다.
한국형 고등 훈련기인 T-50의 이름은 '골든 이글'(Golden Eagle)로 '검독수리'란 뜻이다. 1999년 국민을 상대로 이름을 공모했으며, 당시 공동당선자 5명에게 상금 1백만원씩이 수여됐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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