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8.10.18. 22:03 수정 2018.10.18. 22:42
[앵커]
우리나라 한해 국방예산은 무려 40 조원이나 됩니다.
그런데 아직도 전방부대에는 비탈길도 오르지 못해 덜덜거리는 전차들이 수 백대나 배치돼 있습니다.
잔존가치가 없어서 오래전에 폐기됐어야 할 전차들이 최전방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셈입니다.
어찌된 일인지 황현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굉음을 내며 모습을 드러내는 이 전차,
1977년 도입돼 40년 넘게 운용 중인 M48 전차입니다.
제원상 평지 최고 속도는 시속 50km. 그런데 실제로는 20km에 그칩니다.
20도가 넘는 경사로는 차체를 돌려 후진으로 오르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집니다.
사방의 적 전차를 공격하기 위한 포탑의 회전수는 분당 4에서 5회, 우리 군의 주력 K-1 전차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야간 조준경으로 500m 이상 표적은 식별조차 어렵습니다.
[M48 전차 포수 : "현재 조준선만 식별되고, 정말 자세히 봐야지 (표적이) 식별이 될까 말까입니다."]
현대전은커녕, 기본적인 작전 수행 능력도 떨어지는 이런 전차들이 전방과 동원사단에 6백여 대가 운용되고 있습니다.
단종된 부품을 다른 전차에서 떼다 쓰는 이른바 '부품 돌려막기'도 한계 상황입니다.
[신현용/준위/전차대대 수송정비과장 : "전투부대 임무 수행을 하기 위해서 훈련을 해야 되는데 정비를 하다 보니까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겁니다."]
육군이 M48 전차의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이미 2011년에 대당 연평균 정비 비용이 전차를 유지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 즉 잔존가치를 넘어섰습니다.
쓰면 쓸수록 손해란 얘기입니다.
잔존가치는 해마다 줄어 급기야 올해는 '0원' 말 그대로 '깡통 전차'가 됐습니다.
K-2 차기 전차가 노후 전차들을 대체해야 했지만, 엔진 개발 등의 국산화 문제로 퇴역이 미뤄져 온 탓입니다.
[안규백/더불어민주당 의원/국방위원장 : "장병들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 빨리 도태시키고, K-2 등 차기 전차의 전력화 작업을 앞당겨야 합니다."]
육군은 M48 전차 유지에 따른 손실 비용을 2020년에는 1,600억 원, 2030년에는 3천억 원으로 추산했습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황현택기자 (news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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