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임모씨(30)는 "몇년전 만 해도 종량제봉투를 근처 편의점에서 편하게 샀는데 요즘은 많이 줄었다"며 "조금 더 부담하더라도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사는 게 좋다"고 말했다.
종량제봉투 판매가 사실상 공공요금 납부를 대신해주는 것과 마찬가지인 만큼 편의점주가 카드수수료를 대신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카드수수료·본사 몫 떼면 마진율 1% 내외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편의점에서 종량제 봉투가 사라지고 있다. 점주들은 낮은 마진율에 높은 카드 수수료까지 부담하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한다. 종량제봉투 판매처가 줄면서 소비자들은 불편을 겪고 있다.
편의점과 마트에서 종량제 봉투가 사라지는 이유는 낮은 마진율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종량제봉투의 마진율은 5% 내외다. 1만원어치 종량제봉투를 팔면 500원 정도 남는 셈이다.
카드결제를 할 경우 여기에 판매금액의 2.5%인 수수료가 부과된다. 이 차익에서 30~40% 가량은 본사의 몫이다. 종량제봉투 1만원어치를 팔 경우 편의점주는 150~175원의 수익을 거두는 것이다. 수익률은 1.5%정도에 불과하다. 서울 동대문구의 G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팔아도 남는 게 거의 없고, 관리하기만 힘들다"면서 "발주하고 관리하기도 어려워서 사실상 역(逆)마진"이라고 말했다.
일부 편의점에선 수수료 부담을 덜기 위해 현금결제를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카드결제를 거부하는 것은 불법이다. 또한 현금결제를 요구 받은 손님과 갈등을 빚거나 지자체나 카드사에 민원이 제기 돼 점주가 제재를 받기도 한다.
점주들은 정부에 지속적으로 종량제봉투를 현금결제로만 판매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현재 복권의 경우 사행성 조장을 막기 위해 예외적으로 현금으로만 구매할 수 있다. 정부는 종량제봉투 비용은 일종의 공공요금이기 때문에 카드결제 예외 품목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점주들은 종량제봉투 판매 뿐 아니라 지자체로부터 사오는 과정에서도 불편을 겪는다고 토로한다. 편의점주 B씨는 "다른 제품은 발주하고 하루면 배송되지만, 종량제 봉투는 정해진 요일에만 주문해야한다"며 "대다수 지자체가 카드는 받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점주들은 지자체에 수차례 카드결제 허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일부 지자체를 제외하곤 여전히 현금만을 받고 있다.
종량제 봉투 판매처가 줄어들면서 소비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직장인 임모씨(30)는 "몇년전 만 해도 종량제봉투를 근처 편의점에서 편하게 샀는데 요즘은 많이 줄었다"며 "조금 더 부담하더라도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사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천원 정도의 금액인 만큼 차라리 조금 더 부담하고 눈치 보지 않고 카드결제를 하면 편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높은 카드수수료 부담에 반발한 편의점주들은 반환 청구 소송도 준비하고 있다. 종량제봉투 판매가 사실상 공공요금 납부를 대신해주는 것과 마찬가지인 만큼 편의점주가 카드수수료를 대신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세금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품을 팔면서 편의점주가 수수료까지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비슷한 사례인 주유소협회의 소송을 지켜보고 대응 방침을 정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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