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8.01.29. 11:56
중국 핵잠수함의 소음이 너무 심해 일본 해군에게 발각돼 이틀간 쫓겨 다니는 수모를 겪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093A형'으로 불리는 중국의 110m '상(商)급' 핵잠수함이 지난 10일 일본과 중국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인근 해역에 진입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핵잠수함의 소음이 너무 심해 일본 해군에게 발각돼 이틀간 쫓겨 다니는 수모를 겪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093A형'으로 불리는 중국의 110m '상(商)급' 핵잠수함이 지난 10일 일본과 중국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인근 해역에 진입했다.
센카쿠 열도는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 사이에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는 곳이어서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잠수함은 일본 해군에게 발각돼 이틀간 쫓겨 다닌 끝에 12일 공해에서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를 돛대에 매단 채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중국 국기를 매단 채 부상한 것이 센카쿠 열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서라는 견해도 있었지만,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앤서니 웡(黃東) 마카오국제군사학회 회장은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서라면 센카쿠 열도에서 부상했어야지 왜 공해에서 떠올랐느냐"며 공해에서 부상하는 잠수함은 통상 국기를 매단다고 지적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 핵잠수함이 소음이 너무 심해 일본 해군에 발각됐으며, 일본 함정과 군용기의 추격을 견디다 못해 부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한 군사 전문가는 "이것은 중국 해군의 수치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수개월 간 수중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핵잠수함에 있어 정숙성은 생명과도 같다. 일단 발각돼 그 잠수함의 독특한 음향이 적에 의해 기록되면 그 잠수함의 작전 능력은 사실상 소멸한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일본 해군에 발각된 '093A형' 잠수함은 악명 높은 소음으로 유명했던 '한(漢)급' 핵잠수함(091형)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 해군이 절치부심하며 만든 잠수함이다.
091형 잠수함은 2004년 센카쿠 열도 인근 해역에 진입했다가 일본 해군에 쫓겨 중국 영해로 돌아왔다.
현재 인도양과 서태평양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중국 해군의 공격형 핵잠수함은 2006년부터 취역한 '093형' 2척과 이를 개량해 2016년 취역한 '093A형' 2척 등으로 이뤄져 있다.
'YJ-18' 대함 크루즈 미사일을 장착한 '093A형'은 미국의 로스앤젤레스급 핵잠수함에 대적할 것으로 기대됐다. 또한 '091형'보다 훨씬 조용할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번 노출로 그 한계를 드러냈다.
베이징의 군사 평론가 저우천밍(周晨鳴)은 "중국은 군사 강국으로서 약점이나 실패를 숨기지 않을 정도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며 "이번 노출은 중국이 더 조용한 잠수함을 만들도록 자극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 이전에 공격형 핵잠수함을 6척까지 늘릴 방침이며, 2020년대에는 기존 잠수함보다 훨씬 조용한 차세대 잠수함 '095형'을 취역시킬 계획이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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