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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의 이해 : “양토(壤土)”

토양 의 理解

by 석천선생 2017. 9. 1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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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옛기술 및 지혜
농정신편(農政新編)」의 토성변1)에서는 6가지 토양 가운데 양토(壤土)를 일러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양토란 녹슨 쇳가루가 모래와 자갈에 섞여 만들어진 흙이다. 공극이 있어서 태양의 기운이 잘 통할 수 있고, 무게를 달면 아주 무거워서 바람에 날리지 않으며 빗물에도 덜 씻겨 나간다. 그 성질은 습하지만 달라붙지 않아서 힘들이지 않고도 경작할 수 있으며 농작물 뿌리는 아무런 구애를 받지 않고 쉽게 잘 뻗어 자라니 제일 좋은 토양이다.” 2)는 것이었다. 또한 양토에 섞인 각종 무기염류나 유기성분의 정도에 따라 백양(白壤), 황양(黃壤), 적양(赤壤), 자양(紫壤), 흑양(黑壤), 사양(砂壤), 순양(純壤), 송양(鬆壤), 고양(熇壤) 등의 순위(등급)로 9가지 세분을 하였으며 이들 각 등급 토양에 대한 농경적 쓸모와 관리요령을 서술하고 있다. 일례를 들어, “자양(紫壤)은 적양(赤壤)과 비슷하나 탄가루가 섞인 흙이다. 이러한 토양에는 콩, 보리, 기장, 조, 피, 참깨, 배추, 상추, 토란, 고구마, 무, 목화, 모시풀, 마, 황국, 방풍, 멧두릅과 머위같은 작물을 심는 것이 알맞다. 거름은 땅에 연팽술(軟膨術)3)을 실시하여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고, 또 마른 정어리, 청어, 인분즙이나 마분즙(馬糞汁), 또는 해조류 등을 주어도 모든 좋은 효과를 본다.” 4) 하였다.
□ 토의 및 평가
양토에 대한 설명은 일본의 에도시대 농학자인 사토[佐藤信淵]의 「토성변(土性辨)」5)을 인용한 글이다. 오늘날 토양학의 정의에 따르면 양토(loam)는 점토(粘土, clay) 함량이 15% 이하로서 실트(silt)가 45% 이하이고, 점토와 실트의 합계가 35% 이상인 구조의 토양을 이른다. 즉 점토가 15% 이하, 실트가 45% 이하이면서 이들 두 요소의 합계가 35% 이상이어서 토양입자가 가는 것부터 중간 및 큰 것들이 점차 많아지는 조성의 흙이다. 따라서 무겁고 통기(태양의 기운)가 잘 되며 물에 녹은 무기물이 용탈되거나 물로 씻겨 사라지지 않는 토양보전상의 장점을 갖는다. 또한 보습력이 있으면서도 토양입자간의 점착력이 크지 않으므로 토양을 다루는 농작업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어떤 작물을 심어도 잘 자란다는 것은 수염뿌리를 가지는 벼과식물이나 뿌리를 수확하는 근채류 식물, 또는 콩과식물이나 잎, 열매채소류의 어느 것들에게도 제한요인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현대토양학의 측면이나 재배학의 어느 측면으로도 거의 완벽한 설명이 되는 만큼 당시의 지식수준은 높았다고 할 수 있다. 양토를 다시 9등급으로 세분하는 기준은 토양의 산화, 환원에 따른 토양색깔, 그리고 유기물 함량에 따른 무게로 기준한 것이었다. 토색 3요소 원리에 논리적으로 합당한 세분기술이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들 세분된 토양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세분등급을 이루게 된 특이성분 혼합결과를 적응하는 작물종류에 연관시켜 제시한 지혜는 오늘날의 농학기술로도 본받아야 할 실용성을 구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 제시한 작물의 특성을 확인시험 할 필요는 있겠지만 여하튼 이런 방식으로 과학적 지식을 현실적 기술로 연계시키려 했던 의도나 사례는 높게 평가하여야 할 것이다. 토양의 관리요령에 있어서도 사양토에 거름할 경우에는 연팽술(軟膨術), 즉 구덩이를 파고 풀류의 유기물을 묻어 주는 식으로 함으로써 토양조직을 느슨하게 부풀리면서 공극발달을 꾀하고, 활물류나 분뇨의 즙을 쓰도록 처방한 기술은 가히 놀라운 바가 있다. 활물류의 사체(死體)는 수많은 토양미생물의 활성화에 기여하며 이런 효과는 단순한 유기물(식물성)의 시용효과보다 활발하고 적극적이며 많은 질소분을 함유하기 때문이다.
□ 결론 및 시사점
오늘날의 친환경, 유기농법을 실천하기 위하여 토양학이나 재배학이 가장 크게 본받아야 할 점은 농민들에게 토양의 실체를 간결하고 쉽게 이해시키고 어려운 이론을 농사실제에 연관시켜 적용토록 바꾸어 주는 일이다. 또한 거름을 주는 요령도 토양화학적 요구성분을 계량하여 뿌려 주면 된다는 식이 아니고 토양의 성질에 따라 유기거름을 어떤 종류에 치중하여 어떤 방법으로 시용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여야 한다. 마치 활물거름을 연팽술(軟膨術)에 맞추어 시비하는 본 기술에서와 같은 지혜를 이른다.
□ 인용 및 설명문
1) 「농정신편(農政新編)」의 土性辨은 일본 에도시대의 농학자인 佐藤의 「土性辨」을 인용하여 6종 48등급으로 분류한 원리를 이른다. 2) 「농정신편(農政新編)」 土性辨條 : “壤土者 鐵銹之粉雜成砂石 氣孔踈通 能徹太陽之氣 秤量甚重 無吹飛於風 小流崩於雨其性澤 澤而不粘着 無勞耕耙所作之物 根不拘束 易爲發達而成熟 故厥土惟上上”. 3) 軟膨術 : 땅에 구덩이를 파고 풀 따위를 묻어 거름기를 공급하면서 토성을 연하게 부풀려 통기를 돋우는 시비법. 4) 「농정신편(農政新編)」 : “紫壤如赤壤而 炭末所混者也 此土宜豆麥黍粟稗胡麻 崧苣芋薯蘿葍 木綿苧麻黃菊防風獨活 款冬之類 糞苴則取宜 軟膨術 又乾鰮靑魚人馬糞汁 海藻之類 皆有良效”. 5) 佐藤信淵(1769~1850) 일본 에도시대의 대농학자(大農學者)로 「土性辨」을 저술함. 「농정신편(農政新編)」을 저술할 때 안종수가 이를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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