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비난하던 나경원, 그를 둘러싼 자녀 의혹 7가지
김행수 입력 2019.10.21. 12:27
[오마이뉴스 김행수 기자]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9월 10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 남소연 |
고등학생이던 나경원 의원 아들의 서울의대 실험실 사용과 포스터 연구물(논문) 제1저자 등재, 그 결과로 얻은 과학경진대회 입상과 예일대 입학까지 연결되는 일련의 특혜 시비, 그리고 딸의 대학 합격 과정과 그 이후의 성적 특혜 정정 의혹,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임원 세습 논란 등 나 의원을 둘러싼 '나경원 발(發) 엄마 찬스 논란'(이하 '엄마 찬스'라 칭함) 등을 정리해 본다.
[엄마 찬스 논란 ①] 나경원 딸의 대입 부정 의혹
▲ 나경원 딸 대입 부정 의혹에 대한 뉴스타파 명예훼손 소송 판결문. 법원은 나경원 의원 딸이 면접에서 '우리 어머니는 국회의원 나경원이다.'라고 밝혔다는 뉴스타파의 보도가 사실이라고 적시했다. |
ⓒ 법원 |
이를 최초 보도한 뉴스타파에 대해서 나경원 의원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지만 법원은 대부분의 보도 내용을 진실로 인정했다.
사립학교개혁과비리추방을위한국민운동본부(이하 사학국민운동본부)는 지난 9월 26일 나경원 원내대표를 성신여대의 입학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형사 고발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각자 힘든 장애를 가진 응시생 중 유독 한 명에게만 베푸는 편의와 관대함이 다른 응시생들의 탈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어머니의 신분에 힘입어 특별한 혜택을 받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7.19. 선고 2017노3422 판결)며 뉴스타파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대학 부정 입학 여부와 상관 없이 나 의원의 딸이 대입 면접에서 면접관들에게 "우리 어머니는 나경원 의원"이라고 말한 사실, 이것을 엄마 찬스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나 의원 딸의 대입 과정에서 벌어진 이 엄마 찬스 사용의 위법성 여부는 최종적으로 검찰 수사와 법원에서 최종 밝혀질 것 같다.
[엄마 찬스 논란 ②] 대학생 딸의 성적 특혜 의혹
▲ 장애인인 나경원 의원 딸의 대학 성적이 부당하게, 급격하게 정정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이에 시민단체는 이 의혹에 대해서 검찰에 형사 고발했다. |
ⓒ 사립학교개혁과비리추방을위한국민운동본부 |
나경원 의원 딸 관련하여 최근에 불거진 또 다른 엄마 찬스 논란은 딸의 대학 성적 정정이다.
딸의 성적 정정은 2013년도 2학기부터 8회 이루어졌는데, 2012년 입학한 3명 중 1명, 13년에 입학한 학생 2명 등 총 3명의 장애 학생은 성적 정정 기록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나 의원은 이런 의혹을 일체 부정하고 있다. 장애인 학생의 성적을 비장애인 학생의 성적과 동일한 잣대로 평가할 수 없으며, 자기 딸의 성적은 장애인에 대한 배려의 측면에서 정상적으로 결정된 것이며, 나아가 자신은 자녀의 성적 정정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나 의원의 주장처럼,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성적을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다. 장애인은 비장애인과는 다른 평가 잣대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타당하다. 그러나, 적어도 장애인 학생끼리는 동일한 잣대로 평가해야 한다. 나 의원 자녀의 대입과 성적 정정이 똑같은 장애인들 사이에서는 동일한 잣대로 평가되었는지는 검찰이 따져보면 될 일이다.
나 의원 딸의 대입 부정 의혹과 대학 성적 부당 정정에 나 의원이 정말로 부당하게 개입을 하였는지는 곧 검찰 수사나 교육부 조사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엄마 찬스 논란 ③] 중학생 아들의 불법 해외 유학
▲ <나경원 아들 유학 "초중등교육법 위반" 보도> KBS는 나경원 의원의 아들이 미국에 조기유학을 간 것이 초중등교육법 위반임을 밝히는 단독보도를 했다. 나경원 의원은 당시 불법임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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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캡쳐 |
나경원 의원의 아들은 한국에서 사립초등학교 졸업 후 2010년 부모 없이 혼자서 유명 사립기숙학교에 입학하여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알려진 것처럼 예일대에 합격, 재학 중이다.
공부를 잘 했나보다 하고 끝날 수 있었던 것이 불법 의혹이 제기되면서 큰 논란에 휩싸였다. 나 의원의 아들이 미국 유학을 갈 당시 그는 중학생이었고, 우리나라 초중등교육법 상 의무교육 대상자가 부모와 동행하지 않고 해외 유학을 가는 것은 불법이었던 것이 확인된 것이다.
이런 불법 논란에 대해서 나 의원은 최근에서야 "어머니인 여성 정치인의 지역구 내 학교에 다니는데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겪었다. …… 당시 그 실정법에 위반되는지는 잘 몰랐으나 현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어머니인 나 의원뿐 아니라 아버지도 판사인데, 판사인 엄마-아빠가 상의해서 한 결정인데, 판사 출신들이 법을 몰랐다고 하는 것은 언뜻 받아들이기 어려우나 나 의원도 불법이었음은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이경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엄마-아빠가 모두 판사임을 꼬집으며 "법을 잘 아는 자와 권력을 가진 자가 합세하니 교묘히 악용하고도 떳떳한 모양새다. …… 국민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을 당당하게 행하는 대단한 특권의식이다"이라고 비판하는 상황이다.
나경원 의원의 아들이 엄청난 학비를 부담하면서 미국의 명문 기숙학교를 조기 유학, 그것도 불법으로 조기 유학을 한 것은 불법 여부를 떠나서 엄마 찬스라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엄마 찬스 논란 ④] 나경원 아들의 서울의대 실험실 사용과 제1저자 등재
▲ 나경원 의원의 아들이 제1저자로 등재된 포스터 논문. 책임저자인 윤모 교수의 이름도 보인다. 나경원 의원은 친분이 있는 윤모 교수에게 부탁하여 국립대인 서울의대 실험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인정했다. |
ⓒ 인터넷 캡쳐 |
"나경원 원내대표의 아들이 서울대 실험실을 빌린 건 잘못된 특혜라고 본다. …… 아무리 (서울대) 교수와 나 원내대표가 친구 사이라도 서울대는 국가 기관인데 실험실을 어떻게 빌렸는지 이해할 수 없다." (자유한국당 김영우 의원)
이 발언은 더불어민주당이나 정의당 의원의 발언이 아니다.
고등학생 신분, 그것도 유학 중인 미국 고등학생 신분인 나 의원의 아들이 국립대인 서울대 실험실에서 고가 장비를 이용하여 실험을 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 실험을 근거로 포스터 논문 제1저자가 되고, 이것이 미국의 과학경진대회에서 2위로 입상하고,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도 참가하였으며, 이것이 예일대 입학에 전형 근거로 활용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애초 고등학교가 아니라 서울대 소속으로 되어 있었던 것 또한 논란 거리다.
현재 교육부 조사와 더불어 검찰 수사까지 진행되고 있다. 대학, 그것도 국립인 서울대학의 실험실을 개인적 친분이 있는 이의 아들인 고등학생에게 출입하게 하고, 국민 세금으로 구입한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게 하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한 의문이 따를 수밖에 없다.
'서울대학교 연구장비 공동활용 관리 규정'에 따르면 서울대의 공동활용 장비를 사용하려면 장비사용신청서를 관리기관장에게 제출하고, 장비사용료를 납부해야 하는데, 현재 나 원내대표의 아들이 법적인 신청 절차를 거쳐서 사용료를 납부했다는 어떤 근거도 제시된 바가 없다.
나경원 의원은 "방학 동안에 실험할 곳이 없어서 (서울대) 실험실을 사용하고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좀 알려주십사 부탁을 드린 적은 있습니다.
자기 아들이 쓴 포스터 논문은 고등학생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수준이었고 자기 아들은 공부를 잘했다 등으로 조국 장관의 딸과의 차이를 해명하고 있지만, 그것이 국립대 실험실을 사용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는 면에서 궁색한 변명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엄마 찬스 논란 ⑤] 엄마는 회장, 딸은 당연직 이사... 모녀의 단체 임원 세습 논란
▲ <스페셜올림픽 코리아 홈페이지> 이 단체의 제2대 회장이 나경원 의원이고, 현재는 명예회장으로 나온다. 그의 딸은 당연직 이사로 등재되어 있어 엄마찬스 특혜와 더불어 세습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
ⓒ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캡쳐 |
국정감사에서 이 단체 관련 여러 특혜 논란이 제기됐다. 가장 먼저, 많이 문제가 된 것이 나 의원의 딸 임원 세습 논란이다.
나 의원은 2011년~2016년 제2대 회장을 역임했는데, 그가 회장에서 물러나자마자(현재는 명예회장이다) 딸이 당연직 이사로 임명된 것이다. '회장의 친족은 임원이 될 수 없다'는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정관 위반은 피했지만, 어머니 회장에 이어서 딸이 당연직 이사가 되었으니 세습 논란이 제기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뉴스타파는 나경원 의원이 회장이던 시절 스페셜올림픽코리아가 공개 모집 절차 없이 국제적 홍보대사인 글로벌 메신저 후보에 자신의 딸을 단독 추천하여 결과적으로 다른 장애인 선수들의 참여 기회 자체를 박탈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스페셜올림픽코리아는 "(나경원 의원의 딸) 김씨는 올림픽 선수 자격이자 글로벌 메신저로서 활약했으므로 당연직 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사직은 공모의 대상은 아니고 내부 추천으로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뉴스타파 보도가 허위라며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기각 결정을 받았다.
국회문화체육관광위 국감에서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나 의원의 딸) 김씨가 (장애인 관련 국제) 활동 경력을 많이 보유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어머니인 나경원 원내대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정황이 있다.
[엄마 찬스 논란 ⑥] 한국대표단 5명 중 4명 아들-딸-동생-조카 등 일가족 대표단
▲ 2011년 아테네에서 열린 스페셜코리아 국제청소년회의 한국 대표단 5명 중 최소 4명이 나경원 의원의 가족이다. 그의 딸과 아들, 동생과 조카(동생의 딸) 등 일가족이 한국대표단으로 공모 절차 없이 선정되어 엄마 찬스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
ⓒ 뉴스타파 등 편집 |
이 단체 관련 나경원 의원의 딸뿐 아니라 다른 가족들의 집단적인 가족 찬스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 있다. 나 의원이 회장이던 2011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스페셜올림픽 국제청소년지도자회의 한국대표단에 나 의원의 가족이 집단적으로 공모 절차 없이 선정된 것이다.
당시 한국대표단은 나경원 의원의 딸, 샤프란(보호자 격)에는 나 의원 동생, 파트너(도우미 격)에는 나 의원 아들과 조카 등 3명이었다. 그러니까 국제청소년지도자회의 한국대표단 5명 중 최소 4명이 나 의원 딸, 아들, 동생, 조카(동생의 딸) 등 가족이었던 셈이다.
특히 파트너로 참가한 나 의원의 아들은 당시 중학생, 그것도 미국에 유학 중인 중학생이었다. 뉴스타파가 확인한 메일에 의하면, 나 의원의 딸과 아들, 여동생의 비용은 스페셜올림픽국제본부가, 조카의 비용은 스페셜올림픽코리아가 부담한다고 돼 있었는데,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측은 아들의 항공료는 나 의원이 직접 부담했다고 밝혔다.
나 의원의 아들과 조카는 스페셜올림픽 국내청소년회의에도 참가하였는데, 2012년 행사 관련 자료에 의하면 나 의원의 조카가 공동의장이고, 아들도 이 행사에 참여하였다.
장애인인 나 의원의 딸뿐 아니라 비장애인인 아들과 조카도 어머니(또는 이모)가 회장인 스페셜올림픽코리아를 통하여 스펙을 쌓았고, 이런 스펙들이 이후의 대학 입학(아들은 예일대, 조카는 하버드대, 딸은 성신여대)에 전형 자료 또는 단체 임원(스페셜올림픽코리아 당연직 이사)을 맡는데 근거 자료로 활용되지 않았을까 하고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 나경원 의원의 엄마 찬스뿐 아니라 이모 찬스, 언니 찬스, 즉 가족 찬스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이걸 가족 찬스가 아니면 무엇으로 설명이 가능한지 나 의원은 답해야 한다.
[엄마 찬스 논란 ⑦] 미성년자 통장에 수천만원 예금
▲ 10대였던 나경원 의원 자녀의 예금이 수천만원이고, 뚜렷한 수입원이 없는 20대인 현재는 수천~억대의 예금이 있는 것으로 신고되어 있다. 서민 자녀들은 꿈만 꾸어도 행복한 액수 아닌가? |
ⓒ 선관위 재산 신고 편집 |
나경원 의원은 2004년 국회의원이 될 때 18억3천만 원,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 때 40억5천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통장에 3천여만 원이 있던 2011년, 아들은 미국 유학 중인 중학생이었고, 1억1천만 원이 넘게 예금이 있는 2019년 현재는 대학생이다. (앞서 밝힌 것처럼) 한국에서도 사립초등학교를 졸업한 그가 다닌 미국의 중고등학교는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사립기숙학교라고 한다.
그가 졸업한 세인트폴 고등학교의 연간 학비는 올해 기준 5만3810달러(기숙사비 포함, 한화 약 6300만 원)이고, 예일대학교의 학비는 5만5540달러(기숙사비 제외, 한화 약 6500만 원)이다. 생활비까지 포함하면 억대에 이를 것이다.
2011년 10대의 두 자녀에게 각각 수천만 원의 예금이 있었고, 2019년 현재 뚜렷한 수입원이 없는 20대 자녀가 수천에서 억대의 현금, 보통의 서민으로서는 꿈 같은 액수를 통장에 보유하고 있다.
물론, 10대 자녀에게 수십억의 재산을 증여하는 수퍼 리치들에 비하면 비할 것도 아니라도 피해갈 수는 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서민들이 박탈감과 허탈함을 느꼈다고 하면 나경원 의원은 국민에게 뭐라고 할 것인가?
나경원 의원, 엄마 찬스 논란에서 무사할 수 있을까?
조국 장관이 사퇴하면서 자유한국당은 이제 국회의원 자녀 입시 비리 전수 조사 주장을 피해갈 수 없게 되었다.
국회나 감사원 차원의 전수 조사는 먼 이야기이지만 당장의 검찰 수사는 나경원 의원에게 닥친 문제이다. 당장 패스트트랙 저지 과정에서 벌어진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저지에 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명백한 불법인 아들의 미국 조기 유학에서부터 검찰 수사를 압두고 있는 딸의 대입 입시부정 의혹과 성적 정정 문제, 그리고 아들의 서울대 의대 실험실과 기자재 특혜 사용 등은 이미 검찰 수사 또는 교육부 조사에 돌입한 상황이라 결과가 나오기까지 멀지 않을 것이다.
아들과 딸, 심지어는 조카와 동생까지 등장하는 나경원 의원 발(發) 엄마 찬스 논란의 귀결은 해피 엔딩일지, 새드 엔딩일지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
나경원 발 엄마 찬스 논란은 과연 검찰 수사, 아니 당장의 국민정서법을 무사통과할 수 있을까?